대일 무역적자는 언제까지나 풀기 힘든 수출 한국의 영원한 숙제인가.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일본에 대한 무역적자가 308억달러를 기록,사상처음으로 300억달러를 넘어섰다는 소식이다. 더구나 이는 지난해 연간 적자 299억달러보다 많은 것으로,남은 한 달의 실적이 보태질 경우 올해 대일무역적자는 훨씬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주목(注目)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근래 들어 일본 엔화강세가 비정상적이라 할 만큼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데도 대일역조는 줄기는커녕 더 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 론 대일 적자문제는 지난 수십년간 한국 무역의 최대 관심사였을 만큼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은 아니다. 정부도 기회있을 때마다 부품ㆍ소재산업 육성 등을 외치며 나름대로 대안을 모색하고 노력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우리가 소재나 중간재는 물론 원천적인 기술을 일본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탓에 우리 수출이 증가하면 할수록 대일수입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산업구조에서 기인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대로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본 이외 국가들과의 교역에서 벌어들인 흑자를 일본에 고스란히 갖다 바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일본 이외 국가들이 우리에게 역조시정을 제기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지속적인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대일역조의 시정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지난 3월 이명박 대통령은 "대일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구체적이고도 세밀한 근본대책을 세우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한 바 있다. 당시 방일을 앞두고 "대일적자 해소가 가장 중요하다"고까지 강조했으나 과연 어떤 대책들이 세워지고 시행됐는지 기억하기조차 어렵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엔화강세는 우리의 숙제인 대일역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할 나위없이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 셈이다. 부품 소재산업에 대한 지원책을 재점검하는 것은 물론 기술개발에 박차(拍車)를 가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기업들의 노력이 배가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좋은 기회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대일 역조는 영원히 벗어나기 어려운 우리 경제의 짐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