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구단' 수원 삼성이 K-리그 더블(2관왕)을 달성하며 프로축구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수원은 지난 3일과 7일 잇달아 열린 2008 삼성하우젠 K-리그 FC서울과 홈앤드어웨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첫 판을 1-1로 비긴 뒤 2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머쥐며 대망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1, 2차전 모두 K-리그 최대 맞수끼리 대결답게 4만여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치러졌다.

우승의 향방이 갈린 2차전은 칼바람이 불고 눈발이 날리는 한겨울 강추위가 엄습했지만 경기는 유럽 빅리그 못지않게 박진감 넘쳤고, 결국 수원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올 시즌 K-리그를 마감했다.

김호 감독이 이끌던 1998년과 1999년 2연패에 이어 차범근 감독 부임 첫해인 2004년에 정상에 올랐던 수원은 이로써 4개의 별을 유니폼 가슴에 새길 수 있게 됐다.

더욱 값진 것은 바로 더블 달성이다.

지난 7월 리그 컵대회인 삼성하우젠컵 결승전에서 전남 드래곤즈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수원은 올 시즌 2관왕에 오르며 K-리그 최강 구단임을 입증해냈다.

K-리그에서 한 구단이 다관왕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네번째다.

1997년 정규리그에 아디다스컵과 프로스펙스컵까지 3관왕에 올랐던 대우 로얄즈(현 부산 아이파크)가 처음이었고, 이어 1999년 수원이 정규리그를 포함해 아디다스컵, 대한화제컵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2002년 정규리그와 아디다스컵까지 두개의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성남 일화가 세번째였고, 올해 수원이 K-리그 역대 4번째, 구단 사상 두번째로 다관왕에 올랐다.

올해 수원의 더블 달성에는 자세를 낮추면서 스스로 변화를 추구한 차범근 감독의 용병술이 있었다.

현역 시절 한국 축구 최고의 골잡이로 명성을 날리면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좌절을 몰랐던 차 감독은 올 시즌 들어 고집을 버리고 선수단의 목소리를 최대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냉정하기만 했던 감독의 열린 마음을 바라본 선수들은 믿음과 신뢰를 쌓았고 결국 경기력으로 보답해줬다.

시즌 중반까지 18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벌이며 1위를 독주하기도 했다.

수원의 값진 성과는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차범근 감독이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고, 베스트11에 골키퍼 이운재를 비롯해 수비수 마토, 미드필더 조원희, 공격수 에두까지 K-리그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4명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아시안컵 대표팀 음주 파문으로 비난을 한 몸에 받았던 이운재는 올 한해 빼어난 활약으로 팬들에게 속죄하며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 제2의 전성시대를 열기도 했다.

수원은 팬몰이에서도 우승했다.

21차례의 홈경기에서 수원은 46만9천917명의 관중을 동원해 경기당 평균 관중 2만2천377명으로 가장 사랑받는 구단이 됐다.

2위는 20경기에서 39만8천757명(경기당 평균 1만9천938명)의 팬을 끌어모은 FC서울이었다.

라이벌인 이 두 구단은 올해 K-리그 전체 294만5천400명의 관중으로 1999년의 275만2천953명의 역대 최다관중 기록을 넘어서는데 기여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