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국 야구는 질적 성장과 양적 팽창을 동시에 달성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종가 미국, 아시아 맹주 일본, 아마추어 최강 쿠바를 잇달아 꺾고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했고 여세를 몰아 프로야구 정규 시즌에서 13년 만에 관중 500만명 시대를 재현하면서 한국 야구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야구가 2012년 런던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돼 마지막 무대로 여겨졌던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의 금메달 획득은 세계를 놀라게 한 일대 사건이었다.

특히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2연패한 여자 핸드볼에 이어 한국 구기 단체전으로는 세 번째로 금메달 사냥의 금자탑을 쌓았다.

지난해 12월 아시아예선전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 두산 감독은 세대교체로 한층 젊어진 대표팀에 한국식 발야구와 특유의 뚝심 야구를 접목시켰고 2년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를 뛰어넘는 퍼펙트 금메달로 일약 '국민 감독'이 됐다.

아시아예선에서 일본에 본선 직행 티켓을 내줬지만 3월 최종예선에서 캐나다에 이어 2위로 본선에 오른 대표팀은 8월13일 우커송야구장에서 열린 본선리그 미국과 첫 경기에서 8-7로 극적인 역전승을 올리며 금메달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난적' 캐나다마저 잡고 2연승을 달린 대표팀은 8월16일 일본과 3차전에서 2-2이던 9회 대타 김현수의 역전타와 이종욱의 기습번트, 상대 수비진의 실책 등에 편승해 5-3으로 뒤집기승을 거두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쿠바마저 누르고 예선 7전 전승을 올린 대표팀은 8월22일 일본과 4강전에서 주포 이승엽의 역전 우월 투런포를 앞세워 6-2로 승리,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뜨렸다.

8월23일 쿠바와 결승전에서는 9회말 수비 때 1사 만루의 역전패 일보 직전까지 갔으나 마무리 정대현이 기막힌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해 극적인 3-2 승리를 낚아 마침내 세계 최정상에 올랐다.

류현진(한화)과 김광현(SK) 두 좌투수는 앞으로 10년간 대표팀 마운드를 이끌고 갈 원투 펀치로 공인 받았고 이대호(롯데), 정근우(SK), 이용규, 윤석민(이상 KIA) 등 젊은 선수들은 전혀 주눅이 들지 않는 맹활약으로 금세 대표팀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이들이 주축이 될 대표팀은 내년 3월 열리는 제2회 WBC에서 또 한 번 4강 이상에 도전한다.

올림픽에서 대성공으로 프로야구는 500만명 관중을 돌파하며 쾌속항진을 거듭했다.

특히 올림픽 전사들이 대거 포함된 SK, 두산, 롯데, 삼성이 포스트시즌에 오르면서 폭발적인 인기는 가을 잔치에서도 계속됐다.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이 이끈 부산발 관중 태풍은 올해 최대 이슈였다.

오로지 실력에 의한 선수 기용을 통한 로이스터식 '빅 볼' 야구에 사직벌은 매 경기 인산인해를 이뤘고 '4월 롯데'를 넘어 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숙원도 해결했다.

사직노래방의 폭발적인 응원에 힘입어 롯데는 올해 홈 63경기에서 21차례나 매진(3만명)을 기록하는 등 역대 한 시즌 최다인 137만9천735명을 동원, 관중 500만명 돌파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로이스터 점퍼'를 제작하는 등 스타마케팅으로만 25억원의 매출을 올린 롯데는 모그룹의 지원이 없어도 야구단의 인기만으로 자력갱생 할 수 있다는 큰 가능성을 안겨주기도 했다.

올해 총 관중은 525만6천332명으로 지난해 410만4천429명 보다 28%나 늘어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내년 WBC부터 관중몰이에 나서 관중 600만명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