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사이에 협력업체 지원을 위한 상생펀드 조성이 줄을 잇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국발(發) 금융위기 여파로 나라경제가 어려움에 빠져 있고 특히 중소기업들의 경우는 유례없는 경영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바람직한 일임이 분명하고 기대 또한 크다.

포스코는 어제 회사가 2000억원을 내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서 각각 500억원씩을 끌어들여 3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새로 조성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이 회사의 상생펀드는 모두 4000억원 규모로 늘어났고 협력업체들은 시중 금리보다 1.5%포인트 낮은 대출을 이용하는 혜택을 누리게 됐다.

이에 앞서 현대자동차도 회사가 200억원을 내고 기업은행이 800억원을 출연해 1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만들었다. 현대차가 무이자로 예탁한 200억원을 활용해 협력업체에 대한 대출금리를 1.3%포인트 깎아주면서 최대 20억원을 지원하는 구조다. LG그룹 역시 전자 화학 등 6개 계열사가 내년부터 상생펀드를 만들어 100% 현금성 결제를 하고 금융지원 규모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고 한다.

대기업들 스스로 어려운 처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상생펀드를 만드는 것은 높게 평가받을 일임에 틀림없고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에 큰 원군이 될 것 또한 의심의 여지가 없다. 최근 은행권이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등을 의식해 신규 대출을 꺼리는 것은 물론 기존 대출까지 회수하고 있는 게 현실이어서 한층 의미가 깊다.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대기업이 없으면 중소기업들이 생존하기 어렵지만 중소기업들이 굳건히 버텨주지 못하면 대기업들 또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는 것은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다.

그런 점에서 상생 펀드 등을 통한 중소기업 지원은 앞으로 더욱 확산(擴散)돼 나가야 한다. 물론 삼성 SK를 위시한 대기업그룹들은 그 동안에도 여러 형태의 자금ㆍ기술적 지원을 제공해온 게 사실이지만 최근의 경제위기 상황을 감안하면 보다 다양한 지원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은행권 또한 지나친 몸사리기를 자제하고 기업자금난을 풀기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