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자 성격의 일부 외국계 자본이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은행 지주사들을 잇따라 대거 매입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은행 주가가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미국계 투자자문사인 얼라이언스번스타인(AllianceBernstein L.P.)은 25일 KB금융지주 주식 1843만634주(지분율 5.17%)를 보유중이라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보유주식의 취득 시점은 파악하기 힘드나, 취득단가를 고려하면 최소 13만주 가량이 지난달 말에서 이달 중순쯤 매수된 것으로 보인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은 하나금융지주에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 투자자문사는 지난 21일 하나금융지주 주식 1127만6977주(5.32%)를 보유중이라고 공시했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은 연금펀드, 자선기금 등 기관은 물론 개인 고객들에게 리서치와 자산 분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계 투자자문사다. 세계적으로 80여개국에 자산운용사를 두고 있으며 프랑스 최대 생명보험사인 악사(AXA)가 최대주주다.

홍헌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계 헤지펀드들의 청산 물량과는 별도로 최근 장기투자 성격의 외국계 자금이 은행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은행 지주사에 대한 매도 공세는 이달 들어 크게 완화됐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지난 10일을 기점으로 지금까지 136만여주의 외국인 순매수가 이뤄지고 있다. 이날도 오후 2시 25분 현재 맥쿼리가 매수 상위 창구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홍 연구원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와 키코 같은 파생상품 손실 등 은행의 주가를 압박할 수 있는 요인이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이익창출 능력을 고려하면 현 주가 수준의 은행주는 장기적으로 매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