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제강을 넥스트코드에 넘겼던 정운진 DSP그룹 회장측이 넥스트코드 지분을 사들이며 경영참여를 선언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 회장측은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하고 넥스트코드 주식 32만5937주(0.33%)를 장내에서 취득, 보유지분을 980만475주(10.00%)로 확대했다.

정 회장측은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382만여주를 장내에서 사들인데 이어 올해 3월 108만여주를 추가해 5%를 취득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정 회장측은 4월에 넥스트코드 주식 98만1170주(1.0%)를 장내 매수한 데 이어 5월과 6월에도 넥스트코드 주식 98만 5793주(1.01%)를 사들이며 보유지분을 7%까지 확대했다.

한동안 모습을 감췄던 정 회장측은 10월과 11월초 넥스트코드 주식 135만4252주(1.38%)를 추가확보했으며 지난 6일부터 17일까지 125만1991주(1.28%)를 추가해 보유지분을 9.67%로 늘렸다.

정 회장측은 넥스트코드 경영에 관여키 위해 지분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측 관계자는 "넥스트코드 실적 등과 관련해 회사 운영에 탐탁치 않은 부분이 있어, 관여하려고 한다"며 "구체적으로 얘기할 순 없지만 지금은 이사 선임보다는 외곽에서 목소리를 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목적을 변경한 것에 대해 "(넥스트코드측에) 보여주려고 산 것"이라며 "그동안 말로만 했을 때는 별 효과가 없었는데 지분을 늘리고 목적을 변경하니까, 연락이 와서 한번 만나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현재 넥스트코드의 최대주주측 보유지분은 31.36%. 넥스트코드는 아직까지 정 회장측의 지분 매입 목적에 대해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정 회장은 미주제강을 넥스트코드에 넘긴 이후 세청화학을 함께 인수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 회장측이 미주제강, 성원파이프, 미주씨앤아이 등 코스닥 상장사 3개를 거느린 넥스트코드의 경영권을 노리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넥스트코드만 인수하면 싼 값에 상장사 4곳을 인수하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

한편 정 회장과 넥스트코드의 김충근 대표 모두 M&A로 사세 확장을 해 온 터라, 양측의 움직임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회장은 ㈜대호, 대호철강을 경영하던 중 동부제강의 파이프사업 부문, 화승강관, 미주제강을 인수했으며 이후 미주제강에서 가드레일 등에 특화된 미주레일을 계열분리시켰다. 정 회장은 미주소재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미주제강을 2006년 3월 넥스트코드에 처분했으며, 미주소재는 같은 해 9월에 처분했다.

김충근 대표는 과거 대유리젠트증권의 계열 투자자문사인 대유투자자문의 대표로서 M&A사모펀드를 통해 기업 인수합병을 한 경험이 있으며 쌍용화재의 총괄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후 넥스트코드를 인수, M&A를 통해 계열사를 늘렸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