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자·중산층 위한 경기부양책, 자동차산업 살리기 역점
차기정부 인선 최대한 신중..그러나 서둘러 추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7일 취임 즉시 경제문제와 금융위기를 해결하는데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면서 실직자와 중산층 구제에 역점을 둔 경기부양책 추진과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노력하겠다는 차기정부 운영방안을 밝혔다.

그는 차기 행정부의 각료 인선을 최대한 신중을 기하되 서둘러 추진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몇 주안에 내정자 명단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시카고에서 대통령 당선으로 처음으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10월에 24만명이 일자리를 잃는 등 올들어 120만명이 실직했고 현재 1천만명 이상이 일자리가 없다는 것은 우리가 현재 생애 최대의 경제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어 "대통령 취임하는 즉시 신용경색 위기를 해소하고 어려운 가정을 돕고 경제성장을 회복시키는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함으로써 경제위기에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중산층 구제계획이 필요하다"면서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재정적인 경기부양책 마련이 지연되고 있는데 우리는 반드시 경기부양책을 처리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의회가 경기부양책을 대통령 취임식을 전후해 통과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조만간 경기부양책이 통과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금융위기의 충격이 우리 경제의 다른 부분으로까지 확산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금융위기는 점점 더 국제화되고 있기 때문에 국제적인 대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미국 자동차 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거론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을 정권인수팀의 최우선 과제의 하나로 삼도록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와 관련, "이번 주 자동차 업계 소식들은 자동차 업계가 얼마나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지를 알게 해줬다"면서 "나는 의회가 법으로 확정한 자동차 업계에 대한 지원을 행정부가 더욱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기를 원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어 "정권 인수팀에도 자동차 산업이 금융위기를 헤쳐나가고 미국에서 연비가 우수한 자동차를 생산할 수있도록 돕는 정책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동차 산업은 미국 제조업의 핵심이고 해외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의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개최한 인수위 경제자문회의를 다시 소집하기를 원한다면서 "앞에 놓여 있는 막중한 책임을 과소평가하지 않고 있으며 우리는 정권인수 기간과 그 이후 몇 개월간 추가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차기 행정부 각료 인선 문제와 관련, 최대한 신중을 기하되 서둘러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대한 서둘러 추진하기를 원하지만 서두르는 만큼 신중함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발표 준비가 되면 그때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당선인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 수용불가라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이란의 핵 개발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이란의 테러조직 지원도 중단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바마 당선인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당선 축하 서한을 보낸 것과 관련, 그의 서한을 검토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바마 당선인은 내년 1월20일 취임하기 전까지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미국의 대통령이고 부시 행정부가 미국을 책임지고 있는 유일한 정부라고 말하고 부시 대통령이 경제정책의 진전상황을 소상하게 알려주고 있는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오바마 당선인과 조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은 인수위 경제자문회의를 소집해 금융위기 등 경제위기 극복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재무장관 후보로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로런스 서머스 전 하버드대 총장과 제록스와 타임워너, 구글, 하얏트 호텔의 최고경영자(CEO) 등 정부와 기업, 학계의 주요 인사들이 모였고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도 전화로 회의에 참여해 조언했다.

또 비서실장 내정자인 램 이매뉴얼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서머스 전 총장은 이날 NBC 방송 투데이 쇼에 나와 "당선인 유세과정 내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했다"면서 "중산층 문제 해결을 정책의 중심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