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공약.전작권 전환 등 큰틀에 변화 없을 듯
주한미군 기능.성격 변화 여부 '관심'


이틀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의 결과가 현재 한.미 양국 간에 진행 중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주한미군 기지이전사업 등 동맹 군사구조 전환작업에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대다수 전문가들은 오바마 후보나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 가운데 누가 당선되더라도 핵우산 제공을 비롯한 미국의 한반도 방위공약이나 전작권 전환 일정 등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후보 모두 한미동맹을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정책 목표를 내세우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미 양국이 안보정책구상회의(SPI)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전작권 전환 상황을 수시로 점검.평가해서 조정 소요를 보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주한미군 감축계획 동결이나 주한미군 기지이전 및 재배치와 관련해서도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두 후보의 개인적 경험의 차이와 참모진의 성향, 대테러전에 대한 두 후보의 견해 차이, 군사혁신과 미군 재배치를 통한 전략적 유연성의 확대를 추구하는 미국의 군사변환에 따라 한미동맹의 성격, 주한미군의 기능 등에 있어 일부 변화와 미묘한 차이가 예상된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정책연구실장은 "동남아시아와 하와이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오바마는 동북아와 동남아를 연계하는 전략적 인식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을 일본이나 호주 등 다른 동맹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주요 동맹국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매케인 후보의 경우 "베트남에서 함께 전쟁을 치른 동맹국으로서 한국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할 것"이라며 "동맹현안과 관련해서도 한국 정부의 견해를 많이 반영하려 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다만 매케인 후보의 참모진이 변수가 될 가능성은 있다.

다른 KIDA 관계자는 "매케인 후보의 참모진을 살펴보면 사실상 일본 전문가들이 많다"며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에 들어설 미군 한국사령부(US KORCOM)와 일본의 미 2군단사령부의 관계 정립에 따라 미.일동맹의 하위에서 한.미동맹이 운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전략적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미군의 군사변환에 따라 US KORCOM이 독자적인 사령부가 아니라 2군단 사령부의 예하로 편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로 인해 매케인이 당선되더라도 한.미동맹이 반드시 강화될 것으로 단정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미국 신정부의 주한미군 운용 문제 역시 관심거리다.

오바마 후보는 집권 후 이라크에서 16개월 내 전투병력을 철수하고 1년 이내에 아프간에 2∼3개 전투여단을 추가로 파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매케인 후보는 철수 시한을 정하지 않고 이라크 안보가 확보될 때까지 주둔해 이라크전 승리 후 명예로운 철군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아프간 대테러전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결국 병력 수급의 문제에 직면할 것이고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파병을 요청하거나 주한미군이 순환전력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IDA 관계자는 이에 언급, "오바마나 매케인 후보 모두에게 주한미군 감축 동결과 관련,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면서 "훈련이 잘돼 있는 주한미군 2사단 1여단도 미군의 순환전력으로 편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는 북핵 문제 해결을 통한 한반도의 안정과 미군 군사전환의 심화를 전제로 가능한 경우"라며 "미국이 아주 급한 경우가 아니라며 주한미군의 유일한 전투병력이자 한.미동맹의 기반인 2사단 1여단을 차출할 가능성은 적다"고 덧붙였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5월 이임간담회에서 "미국은 한국의 (대북) 억제력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북한의 어떤 위협도 격퇴할 수 있는 능력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군사력을 (다른 지역으로)전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진행 중인 전투에서 승리하려면 군사력을 전개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따라서 공화당이나 민주당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지 간에 한.미 양국의 동맹 군사구조 전환작업은 큰 변화는 없겠지만 주한미군의 기능과 성격 등은 앞으로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되는 미군의 군사전환과 군사력 투사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