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불거진 수출 리스크가 한국과 일본의 투자심리를 한층 더 얼어붙게 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3년여 만에 1000선이 무너지고 코스닥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00선마저 붕괴됐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도 8000엔 선이 무너지며 5년여 만의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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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매도 공세와 수출주 쇼크로 현대중공업 LG전자 삼성물산 등 우량주들이 대거 하한가로 추락,110.96포인트(10.57%) 폭락한 938.75에 장을 마쳤다. 2005년 5월18일(930.36) 이후 최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는 32.27포인트(10.45%) 하락한 276.68을 기록,이틀 연속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10년 전의 ♥IMF 악몽♥이 되살아난 하루였다.

이로써 양시장 시가총액은 1년 만에 620조원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한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3.9%에 그친 것과 관련,"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경기 침체(리세션)에 빠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증시도 급락했다. 경기 위축과 엔화 초강세에 따른 수출기업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며 거의 전 종목이 폭락,닛케이 평균주가는 811.90엔(9.60%) 하락한 7649.08엔으로 마감했다. 2003년 4월28일 기록한 버블 붕괴 후 최저치인 7607.88엔에 바짝 근접한 주가다.

특히 간판 기업인 소니와 도요타자동차가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전기 자동차 철강 등의 주력 종목이 모두 급락했다. 엔화 가치가 초강세를 보이며 수출 경쟁력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돼 매수세가 극히 위축된 상황이다.

이로써 한 주간 코스피지수는 240포인트(20.49%),닛케이 평균주가는 1044엔(12.07%) 떨어졌다. 미국 다우지수가 지난 주말에 비해 오히려 1.18% 오른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고용과 주택 압류 등 경기지표가 악화일로를 걷는 등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각국의 주요 증시도 아시아 증시 폭락으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된 데다 영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16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7~10% 급락세로 출발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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