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ㆍ신용ㆍ금융시장을 덮친 경제위기가 다음 해까지 연장돼 산업계의 투자와 개인의 소비활동이 위축되고 실업률도 더 높아질 전망이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20일 미 의회 예산위원회에 출석, 국민들에게 경제위기 사태가 신속히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난 주에 이어 다시 한 번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분석가들은 내년 미국의 실업률이 7.5%를 넘을 것이며, 올해 말과 내년 초 사이 미국 경제가 전통적 의미의 침체(recession)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에드워드 라지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캘리포니아의 한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 실업률이 6.1%를 기록했으며,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침체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미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금리인하와 예금보호한도 상향조정,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은행 지분 인수 등 다양한 조치를 시행해 왔지만, 불안한 경제 심리를 회복시키는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은행은 개인은 물론 타은행에까지 대출하는 것을 꺼리고 있고, 기업은 채용과 자본투자 규모를 축소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비활동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임금 및 저축액의 감소, 높은 실업률에 불안함을 느낀 미국인들은 소비를 줄이고 있으며, 성장 저하를 겪고 있는 다른 나라들도 미국에 대한 수출 수요를 줄이고 있어 미국의 경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경제 강국들과 함께 경제회복을 위한 5개 행동지침을 수용하고 국제적 정상회담을 계획하는 등 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미국의 모든 경제 문제들은 서로 맞물려 점점 더 큰 악순환의 고리를 그리고 있는 양상이다.

(워싱턴 AP=연합뉴스)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