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월1일부터 주식 공매도를 전면 금지키로 함에 따라 외국인의 집중적인 공매도 탓에 수급이 꼬였던 종목들이 수혜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공매도가 집중된 종목들은 수급 부담이 해소된 데다 쇼트커버링(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주식을 되사들이는 것)까지 기대할 수 있어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분석이다.

30일 미국발 금융악재 속에서 장 초반에 5% 이상 빠졌던 코스피지수가 낙폭을 줄이면서 0.57% 하락에 그친 것도 공매도 금지 결정에 따른 수혜주들이 분발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9월 한 달 동안 해당 종목의 누적 거래대금 가운데 공매도 비중이 각각 11.39%,7.61%에 달했던 LG전자LG생활건강이 각각 1.89%,4.45% 상승했다.

공매도 비중이 높은 제일모직(2.78%) 현대백화점(2.68%) 신세계(1.63%) 현대차(1.24%) 등도 상승세로 마감했다. 하이닉스는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공매도 등을 위해 외국인들이 주식을 빌린 대차잔액 비중이 높은 현대건설도 4.17% 급등했다.

이날 상승 반전에는 실패했지만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다른 종목들도 관심을 끌고 있다. LG의 9월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공매도 비중이 13.2%에 달했으며,현대중공업(12.77%) 유한양행(11.91%) 에쓰오일(10.16%) 호남석유(9.64%) 등의 공매도 비중도 높은 편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공매도로 인해 수급 부담으로 주가가 급락한 우량주들이 공매도 금지로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며 "이번 조치에 힘입어 본연의 기업가치보다 지나치게 떨어졌던 주가를 만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공매도 금지로 인해 사실상 외국인 매도압력이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매도 금지 효과로 관련주들이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탈 경우 주식을 빌렸던 외국인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쇼트커버링에 나서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팀 부장은 "외국인 매도는 끝이 보이고 쇼트커버링만 남은 상태여서 단기적이면서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