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정착위해 한인 이미지 높일 것"

북대서양 북동부에 있는 아일랜드공화국에서 '한인 변호사 1호'로 활동하는 김보연(44) 씨. 그는 수도 더블린에서 변호사 3명과 통역사 2명을 고용한 '보맥드웰 & 어소시에이트 솔리스터스'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공동체에서는 최고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에서 이민법과 관련해 판례를 이끌어 낼 정도로 유명한 김 씨는 아일랜드를 대표해 23-26일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리는 2008 세계 한민족여성 네트워크(KOWIN)에 참가중이다.

김 씨는 2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색인종과 특히 동양인 여성에 대한 차별이 있는 아일랜드에서 변호사로 일한다는 것 때문에 아일랜드인들은 한국에 대해 특별한 호감을 느끼고 있다"며 "한인 차세대들이 정착하는데 나의 역할이 도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혼과 양육권, 재산분배 등 가정법원의 일을 변호하는 그는 "김기덕 감독의 '빈집'과 '올드보이' 등 한국영화가 상영되면서 '한류' 바람이 부는 등 아일랜드 진출에 호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그러나 텃새가 심한 나라이니만큼 전문적인 정보를 분석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그는 30만 유로를 투자하거나 전문의로 아일랜드에 진출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올림픽 덕분에 아일랜드에서 한국의 인지도가 더 상승했다고 말하는 김 씨는 "'한국'이라는 말만 나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애국자이고 '돈 안 받는 대한민국 홍보대사'"라고 자평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해성여상을 나오고 나서 1년간 선박회사서 일하다 영국으로 유학간 김 씨는 낮에는 은행에서 일하고 밤에는 런던대 법대를 다니며 공부했다.

1996년 아일랜드인 남편을 만나 이주한 그는 아일랜드 트리니티칼리지 법학 석사를 받았고, 2004년 뉴욕 사법고시에 합격해 변호사가 됐다.

김 씨는 "아일랜드에서 100명이 뉴욕 사시를 보러 갔었는데 12명만이 합격했다"며 "이 시험 통과를 계기로 아일랜드 사시도 공부해 1년 만에 변호사 자격증을 따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국 유학생들이 아일랜드로 많이 들어오는 데 법에 저촉되는 일을 빈번하게 해 주로 찾아오고 있다"며 "공산당 간부의 아들이 음주와 함께 무기 불법 소지죄에 걸려 아버지가 직접 아일랜드로 와서 사건을 의뢰했는데 다음 달 이 사건을 변호한다"고 밝혔다.

KOWIN의 VIP 초청행사에서 3분간 스피치를 하는 김 씨는 "한민족 여성 네트워크가 탄탄하게 구축돼 대한민국이 '선진 일류국가'로 발돋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