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와코비아와 합병협상 시작
골드만삭스, 주가 폭락 … 상업은행과 제휴설

금융 위기로 미국의 주요 투자은행들이 몰락하면서 세계 금융사들 사이에 살아 남기 위한 짝짓기가 치열하다. 특히 최근 시장에서 생존 가능성 여부를 주목하고 있는 모건스탠리 워싱턴뮤추얼 와코비아 등은 적극적으로 파트너를 찾고 있다.

CNBC 방송은 모건스탠리와 와코비아 은행과의 합병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존 맥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가 와코비아로부터 이 같은 합병 제의를 받았으며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 분석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또 중국 최대 국영 투자회사인 중신그룹(CITIC)과 합병 협상을 하고 있다고 CNBC가 보도했다. 리먼 파산 이후 시장에서 투자은행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자본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는 모건스탠리가 합병으로 시장의 신뢰를 되찾으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모건스탠리 지분 9.9%를 가진 2대 주주여서 모건스탠리가 중국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뉴욕 지역의 브로커인 피닉스 파트너스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는 전일 대비 2.20%포인트 뛰어 사상 최고인 9.0%포인트로 치솟았다. 모건스탠리가 부도 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일부 발빠른 헤지펀드들은 모건스탠리의 위험을 재점검하며 자금을 뺄 움직임이다. 합병 추진 대상인 와코비아도 부도 위험성이 커지면서 CDS가 0.21%포인트 올랐다.

NYT는 또 신용 위기로 유동성 부족을 겪어 온 저축ㆍ대부(S&L) 조합인 워싱턴뮤추얼(WM)이 자력으로 생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당초 JP모건체이스와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던 워싱턴뮤추얼은 최근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고 다수의 금융사들과 동시에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8일 워싱턴뮤추얼의 매각 입찰에 JP모건 체이스와 씨티그룹,뱅크오브아메리카(BOA),웰스파고 등이 참여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 금융당국은 매각이 성사되지 않으면 워싱턴뮤추얼을 정부 관리하에 두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뮤추얼은 파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2.09달러로 떨어졌다.

스티븐 피카릴로 DBRS 애널리스트는 "워싱턴뮤추얼을 인수하면 미 서부 및 뉴욕 지역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만큼 여러 금융사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뮤추얼은 2300개 지점망을 두고 있으며 예금 규모가 1430억달러다.

이 밖에 골드만삭스는 끊임없이 상업은행과 제휴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선 수신 기능이 있는 금융사와 합병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이날 13.9% 떨어진 114.50달러로 추락했다. CDS도 6.50%로 치솟았다.

해외에서도 인수ㆍ합병(M&A) 바람이 거세다. 영국 로이즈TSB은행은 파산 위기에 처한 영국 최대 모기지사 HBOS를 120억파운드에 인수하기로 했다. HBOS는 모기지 자산 가운데 상당 부분이 리먼브러더스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산설이 더욱 확산됐다.

또 독일 도이체방크는 포스트방크를,코메르츠방크는 드레스드너방크와 합병을 결의한 상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