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그루지야 간 무력 충돌로 미국 뉴욕 월가에 러시아 투자 경보등이 켜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 러시아와 그루지야 간 전쟁이 일시 중단되긴 했지만 월가의 대형 은행들은 러시아 내 사업이 안정될 수 있을지 재점검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투자은행들은 이미 TNK-BP나 메첼 사건으로 인해 최근 몇 주 사이에 러시아 관련 신규 대출이나 신주발행 등을 중단했다. 러시아 정부를 자극하길 원치 않는다며 익명을 요구한 한 투자은행의 고위 임원은 "러시아 경제가 정부 당국의 강력한 통제를 받는 줄 알고 있었지만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요즘 들어 느끼는 가장 큰 문제"라며 "러시아는 금융시장의 최대 리스크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 이후 월가 투자은행들의 러시아 관련 매출은 1억4800만달러로 5월 중순∼6월 중순의 2억6000만달러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러시아 시장의 불안은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때문이라는 지적도 많다. 푸틴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러시아 정국과 시장에 대해 상당히 불안해 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TNK-BP 사태는 투자자들에게 2006년 파산한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 유코스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러시아와 영국의 합작 석유회사인인 TNK-BP의 로버트 더들리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 당국이 비자 갱신을 해주지 않아 러시아를 떠나야만 했다.

또 푸틴 총리는 메첼이 의도적으로 국내 점결탄 가격을 수출가격보다 두 배 이상 높게 책정,가격을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최근 증시를 출렁이게 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