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가 19일부터 또다시 부분파업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주간 연속 2교대제에 대한 회사 측 제시안이 미흡하다는 게 이유다. 주간 연속 2교대제란 아침에 출근한 1조 생산 인력이 8시간 동안 일한 뒤 곧바로 2조가 작업을 이어받아 다시 8시간을 근무하는 형태를 말한다. 잔업이 없기 때문에 2시간씩의 잔업이 포함되는 현행 주야간 맞교대보다 공장 가동시간이 4시간 줄어든다.

문제는 가동시간이 짧아지는 만큼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내년부터 2교대제를 도입하면 한 해 생산량이 25만5000대 부족해진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절충안을 제시했다. 1개조가 8시간,다른 조가 10시간 근무토록 하자는 제안이다. 10개월가량 걸리는 자동화 설비 공사를 위해 시간을 좀더 갖고 논의하자는 입장도 전달했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이 말을 듣지 않으면 파업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2교대제를 요구하면서 임금 손실과 노동 강도 강화,고용 불안이 없는 3무(無) 원칙을 내세웠다.

노조가 내년 1월부터 2교대제 도입을 요구하는 것은 2005년 체결한 노사 합의서에 2009년부터 실시하기로 약속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합의서에는 '임금 및 생산량 감소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 별도 협의를 완료한 후'란 단서가 붙어있다.

주간 연속 2교대제는 지난 40여년간 지속돼 온 생산직의 근무형태를 완전히 바꾸는 새로운 실험이다. 4500여곳에 달하는 협력업체의 생존과 직결되는 사안인데다,다른 제조업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결코 급하게 추진할 일이 아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1995년 수요 급감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2교대제를 도입,생산량을 감축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고유가로 현대차 중ㆍ소형차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늘고 있는 지금 상황과 정반대란 얘기다.

노조는 생산량 감소 문제를 공장 신설과 인력 충원을 통해 만회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GM 등 미국 '빅3'처럼,글로벌 수요가 감소하면 구조조정이 필연적인 수순이란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그때도 파업으로 막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조재길 산업부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