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탁구가 '미니 차이나' 홍콩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꺼져가던 메달 희망을 살렸다.

한국은 17일 베이징대 체육관에서 열린 탁구 남자단체전 패자 준결승에서 오상은(KT&G)과 유승민(삼성생명) 윤재영(상무)을 앞세워 홍콩을 3-1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3위 결정전에 진출,18일 일본-오스트리아 승자와 동메달을 다툰다.

한국은 중국과 4강에서 0-3으로 졌지만 매 게임 팽팽한 승부로 자신감을 얻은 상승세를 타고 홍콩의 추격을 따돌렸다. 첫 게임에 나선 오상은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청육을 3-1로 꺾고 기선을 잡아줬다. 그러나 2단식에 나선 유승민이 접전 끝에 베테랑 리칭의 까다로운 구질에 고전하며 풀세트 대결을 2-3으로 내준 게 아쉬웠다.

승부의 분수령은 게임 스코어 1-1에서 맞은 3복식.유남규 코치는 종전 가동했던 오상은-윤재영 콤비 대신 윤재영의 짝으로 유승민을 전격 기용했다.

삼성생명 입단 동기인 유승민과 윤재영은 마지막 5세트 5-5 동점에서 연속 7점을 몰아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4단식에 나선 오상은은 고라이착에게 1,2세트를 내줬지만 빠른 공격으로 3,4세트를 따낸 뒤 5세트에서도 시종 공격을 리드한 끝에 11-2로 마무리해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오상은은 1단식과 4단식 승리를 책임지며 '맏형' 역할을 톡톡히 했다.

베이징=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