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지수ETF에서 스타일ETF를 거쳐 '고배당'이나 '블루칩'과 같은 전략 ETF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17일 증권선물거래소와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ETF는 모두 30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지수ETF가 6개,은행업종지수와 같이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섹터ETF가 11개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해외ETF가 3개로 뒤를 이었고,지난달 29일 전략 ETF 2개가 처음 상장됐다.

ETF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설정액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작년 말 2조4220억원에 그쳤던 ETF 시가총액은 지난 13일 4조1290억원으로 올 들어서만 배가량 급증했다.

이처럼 ETF 시장이 급격히 커진 것은 ETF가 운용이 비슷한 인덱스 펀드보다 훨씬 거래 비용이 낮고,거래가 편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TF는 펀드 판매 보수가 없다. 상장돼 있기 때문에 환금성이 뛰어난 데다 환매 수수료도 없다. 거래시에는 매매수수료만 내면 되고 보유한 종목이 현금 배당을 할 경우 배당소득세도 부과되지 않는다. 인덱스 펀드에 가입할 경우 총 비용이 2% 안팎이라면 ETF는 0.5%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ETF만을 묶어 투자해도 다양한 전략이 가능해졌다는 지적이다. 이병훈 대우증권 펀드리서치파트장은 "해외 펀드 대신 해외지수ETF를 사고,대형 우량주 펀드 대신 블루칩ETF,고배당 펀드 대신 고배당ETF를 사면서 투자자마다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승훈 한국증권 펀드분석팀장은 "다만 거래 비용이 싸기 때문에 잦은 ETF 교체가 이뤄질 수 있는데 주식과 마찬가지로 수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변동성이 큰 스타일이나 전략 ETF는 전체의 20~30%로 제한하고,대표지수ETF를 편입하면서 위험 관리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용어풀이] ◆ETF(상장지수펀드)=특정 지수를 추종하거나 종목을 묶어 펀드로 만든 상품이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어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매매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삼성투신운용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ETF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