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트라우트와 알 리스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1994) ≪포지셔닝≫(2002) 같은 책을 통해 한국에도 잘 알려진 마케팅 분야의 대가들이다. 이들이 다시 손잡고 또 한 권의 책 ≪호스 센스(Horse Sense)≫를 냈다. 이번에는 제품과 서비스의 마케팅 이야기가 아니고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나를 다룬 처세술이다.

개인의 성공 전략을 다룬 책은 대개 동양 전통의 실천궁행(實踐躬行) 강조형,미국에서 흘러들어온 것으로 ≪시크릿≫ 같은 자기암시형,그리고 드물게 인맥관리형 등으로 나뉜다. 그런데 이 책은 첫머리부터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보다 먼저 주변을 둘러볼 것'을 요구한다. 왜냐하면 성공은 '나 혼자 애쓴다고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남들이 나에게 선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공의 첫째 조건은 나 아닌 주변에서 성공의 요인을 재빨리 발견하는 것에서 시작되는데,그것은 경마장에서 우승마를 골라 내는 안목이나 감각과 다를 바 없다. 다른 사람의 장점을 빨리 알아보는 제품마(馬),나를 성공으로 이끌어 줄 타인마와 파트너마,심지어 부부마(배우자)와 가족마(가업 또는 문벌) 등 6가지 스타일의 말을 빨리 짚어 내 올라타야 한다는 게 이 책의 하이라이트다.

얼마 전만 해도 자기 완성이야말로 성공의 필요 조건이었다. 지금도 그렇게 믿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제는 TV 드라마가 주술처럼 틀어대는 신데렐라 신드롬이 가장 빠른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믿는 현실 감각이 후한 점수를 받는다. 이 책은 그런 시대 정신을 잘 말해 주고 있다.

우종근 편집위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