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우리 히어로즈가 고춧가루의 매운 맛을 톡톡히 보여주면서 반환점을 돈 정규 시즌에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최고 소방수 출신 다카쓰 신고(40)를 영입한 17일, 이광환 감독이 '세 번째 스프링캠프'를 천명한 이후 우리는 24일까지 5승1패로 상승세를 탔다.

삼성, 한화, 두산 등 만만치 않은 팀을 상대로 올린 성적이라 눈에 띈다.

27승41패로 4강을 꿈꾸기엔 역부족이나 중위권 순위 다툼을 주도할 캐스팅보트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셈.
LG와 탈꼴찌 경쟁을 벌였던 우리는 LG가 8연패 늪에 빠진 사이 승차를 5게임까지 벌리고 7위를 지키고 있다.

6위 KIA와도 2.5게임차로 줄어들었다.

추운 제주도에서 전지훈련을 치렀고 기간도 짧아 정규 시즌 초반을 스프링캠프의 연장선상으로 여겼던 이광환 감독은 하위권으로 추락하고 맥없는 플레이가 속출하던 지난주 팀을 재정비, 다시 한번 도약하겠다며 '세 번째 스프링캠프'를 외쳤다.

평소 훈련 시작 시간도 1시간 앞당기고 주루 및 수비 훈련을 스프링캠프처럼 치르면서 전력 극대화에 나섰고 가시적으로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히어로즈는 끈끈한 경기로 박빙의 승리를 연출하면서 원기를 되찾았다.

24일 두산전에서는 5-2로 앞서다 쫓기자 9회 투수를 네 명이나 투입하는 강수를 쓴 끝에 5-4로 승리했는데 19일 삼성전(11-10), 21일 한화전(2-1) 등 세 번이나 1점차 짜릿한 승리를 거둔 건 분명 희망적인 조짐이다.

투타에 힘이 없을 때는 쉽게 동점을 허용하고 아깝게 무릎을 꿇는 일이 빈번했지만 1점차 우위를 지켜갈 힘이 생기면서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서서히 변모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6경기에서 팀 타율이 0.298에 달할 정도로 잘 때리고 있고 마일영, 장원삼, 이현승 등 좌완 3인방이 선발진에서 안정된 내용을 보이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좌투수가 3명이나 선발로 뛰고 있는 팀은 히어로즈 뿐이다.

하지만 역시 숙제는 불펜이다.

우리는 13~15일 롯데에 세 경기 연속 역전패를 당하는 등 올 시즌 역전 승패 성적이 9승17패로 리그 최하위 수준이다.

가용 인원은 많지만 아직도 아슬아슬, 불안한 구석이 많다.

24일 한국 무대에 첫 선을 보인 다카쓰가 적응을 마치고 박준수, 조용훈, 송신영에 마무리 황두성 등 투수왕국 현대를 이끌었던 계투진이 제 자리를 찾는다면 우리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