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름세로 출발했던 코스피가 한때 하락 반전해 1730선까지 미끄러지는 등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유가상승과 그에 따른 인플레 압력, 글로벌 긴축 확대 등 증시 주변환경이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면서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도 지난 5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4주 연속 조정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여줄만한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안개가 짙게 끼어 있는 상황인만큼 경계심을 유지하면서 향후 환경 변화를 불러올만한 변수들을 예의 주시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13일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지수가 단숨에 12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내려선만큼 의미있는 주가 반등이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아직은 관망 수준의 대응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상황이 불안해 기술적인 측면 등에서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연속성을 갖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수급 상황도 여의치가 않다.

불안한 지수 흐름에 기관들이 한발 물러서 있는데다 신용경색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각국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선회하고 있어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사자'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까지 나서 투자심리를 옥죄고 있다.

인플레 압력에 지준율 인상이 겹치며 3000선마저 벗어난 중국 상하이지수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중국 정부 당국의 추가적인 긴축 역시 염두에 둬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중국 증시가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7%로 낮아져, 정부의 긴축 정책이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면서 "추가적인 강경책으로 중국 증시가 급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통화정책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도 하반기로 갈수록 제한될 것으로 관측.

곽 연구원은 "악재들이 국내 증시를 둘러싸고 있지만 지난 1월과 3월 서브프라임 악재가 국내 증시를 괴롭혔을 때보단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악재들의 시달림에서 점차 벗어나며 다시 상승 흐름을 되찾기를 기다려볼만 하다고 조언.

일단 향후 증시 방향을 가늠하는데 있어 점검해야할 변수로는 유가의 움직임과 달러화의 추이, 국내 수급구조의 변화 여부 등이다.

쿼드러플위칭데이를 고비로 프로그램 매물 부담을 상당 부분 덜긴 했지만 매수 주체가 부각되기 힘든 상황인만큼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 여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관의 주식 보유 비중이 연중 최저치 수준이라는 점에서 향후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상당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대우증권은 당장 이번 주말로 예정됀 G8재무장관 회의 내용과 미국 주요 투자은행들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주목해야한다고 지적했다.

G8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원유 시장을 견제하는 주요 통화정책 수장들의 정책 공조가 어느정도로 구체화될지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회의 결과에 따라 유가 및 환율 등 핵심 가격 변수의 흐름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美 투자은행들의 실적은 또다른 충격 요인이 부각되지만 않는다면 불확실성 해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밖에 오는 24~25일 열리는 美 연준의 FOMC 회의도 통화정책의 변경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이벤트 중 하나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