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고객신뢰'가 완벽한 수준으로 확보되기 전까지는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한편 유전자조작농산물(GMO) 원료를 사용한 전분당도 계속 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이 회사 손욱 회장은 1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2000년부터 쇠고기는 호주, 뉴질랜드산만 사용하고 있다"면서 "고객의 안심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모든 문제(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 등)가 클리어(clear)되고, 모든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있다는 수준이 될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또 GMO 전분당 사용 여부에 대해서도 "지금까지도 비(非)GMO 전분당을 사용해왔다"고 전제하고 "최근 전분당협회가 (전분당 제조에 쓰이는) GMO 옥수수를 수입해왔지만, 그것을 쓰지않고 설탕이나 미국, 프랑스, 중국 등에서 비GMO 전분당을 구매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돈이 좀 들더라도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게 하는 게 최선"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그런 원칙에 따라 이미 설탕이나 미국 등 해외에서 들여온 비GMO 전분당을 사용한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손 회장은 지난달 서울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서 열린 '고객 안심 프로젝트 선포식'에서 "GMO 원료는 사용하지 않겠다는게 원칙이지만 전분당의 경우 쉽지 않다"면서 사용 가능성을 일정하게 열어놓는 듯한 입장을 밝혔었다.

손 회장은 이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의 라면 가격 담합 인상 여부에 대한 직권조사 실시에 대해 "물가 안정 차원에서 조사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진단하고 "그러나 시장점유율 70%인 업체(농심)가 작은 회사들과 담합하는 게 있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담합 혐의를 부인했다.

손 회장은 "종전에는 우리회사가 가격을 올리면 2위 이하 업체들이 가격차를 노린 시장확장 전략에 따라 6개월 등 시간 격차를 두고 가격을 뒤늦게 올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100원 가량씩 짧은 시차(1, 2개월)를 두고 잇따라 올려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손 회장은 "올해 원가절감 목표를 1천200억원으로 잡았다"면서 "프로세스 혁신을 통한 생산성 100% 향상, 앉아서 하는 영업이 아닌 뛰는 영업, 신제품 출시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 등을 통해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