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420만원 강취 후 도주, 인명피해 없어

2일 전북 익산의 한 은행에 총기를 든 괴한이 침입해 현금 400여만원을 강제로 빼앗아 달아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은행 내 폐쇄회로(CC)TV에 찍힌 화면을 분석한 결과 장난감총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총기' 들고 뒷문으로 침입 = 이날 오후 5시12분께 익산시 남중동 전북은행 신동지점에 키 175㎝ 가량에 30-4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괴한이 침입했다.

은행직원 신모(31) 씨는 경찰에서 "앞 출입문을 내리고 업무를 마무리하는 중이었는데 갑자기 한 남자가 뒷문으로 침입했다"고 진술했다.

괴한은 병장 계급이 달린 예비군 복장과 모자에 선글라스와 일자형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며 K-2 소총으로 추정되는 총기와 흉기를 들고 있었다고 은행 직원들은 전했다.

이 괴한은 "나는 탈영병이다.

다 죽여버리겠다"고 소리치며 테이블 위에 있던 현금 420만원을 천으로 된 검은색 쇼핑백에 담아 뒷문으로 달아났다.

당시 현장에 청원 경찰 1명과 남자 직원 3명, 여자 직원 2명이 있었으며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후문에 세워둔 차량 타고 도주 = 현금을 강탈한 범인은 은행 뒷문으로 유유히 빠져 나갔다.

당시 은행 건물 3층에 있던 모 경비업체 전북지부 익산지소 직원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달려 나와 청원경찰과 함께 범인을 향해 3단봉을 던졌으나 범인은 은행 밖에 세워져 있던 은색 쏘나타 50버 6756 차량을 타고 그대로 익산시청 방향으로 도주했다.

범인은 앞서 이날 오후 4시3분께 익산시 신동에서 길가에 세워져 있던 은색 쏘나타 차량을 훔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범인이 도주에 사용한 차량은 범행 발생 3시간 쯤 지난 이날 오후 8시10분께 은행에서 3㎞ 가량 떨어진 신동 모 빌라 인근 골목길에서 뒷유리창이 파손된 상태로 발견됐다.

◇ 경찰 "장난감 총 추정" = 경찰은 은행 내 CCTV 화면을 확보해 판독한 결과 "범인이 사용한 총기의 총열 부근에 장난감 총과 똑같은 손잡이가 있었고 실제로 장난감 총 등을 CCTV에 촬영된 총과 비교해 본 결과 범인이 사용한 총의 탄창 색깔이 일반 총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군 수사관 및 전국 군부대에 연락해 확인한 결과 총기 도난 등의 사고는 없는 것으로 파악돼 범인이 범행에 사용한 총은 모형 총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경찰은 35사단 헌병대에 통보하고 익산 전역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등 용의자의 뒤를 쫓고 있다.

경찰은 관내 동종 전과자 등을 용의선상에 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지난달 21일 35사단 상근예비역 이모(24) 씨가 근무지를 이탈, 현재까지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점과 이날 범인이 예비군 복장으로 침입했다는 목격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익산연합뉴스) 홍인철 장하나 김동철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