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징크스는 없었다"

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고국 땅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코로나 챔피언십에서 시즌 네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명예의 전당 입회 자격을 모두 갖췄다.

오초아는 14일(한국시간) 멕시코 모렐리아 트레스 마리아스 레시덴티알 골프장(파73.6천539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며 25언더파 267타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14언더파 278타를 친 2위 김송희(20.휠라코리아)를 무려 11타차로 따돌린 완승이었다.

올 시즌 다섯 차례 출전한 대회에서 4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한 오초아는 통산 21승을 올리며 `천하무적'임을 입증했고 26세 4개월 29일만에 명예의 전당 입회에 필요한 27포인트를 충족시켰다.

2003년 LPGA 투어에 뛰어 든 오초아는 LPGA 투어에서 10년 이상을 활동해야 한다는 명예의 전당 입회 규정에 따라 2012년에 정식 회원이 된다.

LPGA 투어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명예의 전당 입회 자격을 획득한 선수는 25세 7개월 2일에 자격을 갖춘 카리 웹(호주)이다.

오초아는 또 상금 19만5천달러를 보태 LPGA 투어 사상 5개 대회만에 시즌 상금 100만달러를 돌파한 최초의 선수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유독 홈그라운드인 멕시코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말도 이제는 필요없게 만든 압승이었다.

7타차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한 오초아는 전반에 3타를 줄이며 우승을 향해 질주하다 11번홀(파4)에서 한꺼번에 세 타를 잃는 실수를 저질렀다.

우승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기록에 대한 욕심을 냈던 오초아는 웨지로 친 두번째 샷이 그린 아래로 굴러 내려왔고 세번째샷에 이어 네번째샷도 똑같이 짧아 원위치되면서 트리플보기를 적어냈다.

오초아는 이 실수 때문에 2001년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 대회 때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세웠던 72홀 최다 언더파 기록(27언더파 261타)을 깨지 못했지만 2006년 이 대회 우승 이후 2년만에 멕시코 땅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제 대회 장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한 셈.
오초아는 "조국의 팬들 앞에서 우승해 매우 기쁘다"면서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기록을 세운다는 어려운 일"이라며 언더파 기록을 깨지 못한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반에 1타를 줄이며 힘겨운 추격전을 펼치던 박인비는 10번홀(파5)과 11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오초아와 격차를 4타로 좁혔다.

하지만 오초아는 흔들리지 않고 남은 홀에서 버디 3개를 추가했고 박인비는 보기 2개에다 더블보기 1개를 보태는 바람에 공동 3위로 밀려났다.

사흘 내내 선두권을 지켰던 김송희는 17번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맞바꿔 타수를 줄이지 못하다 마지막 홀에서 1타를 줄여 2위 싸움의 승자가 됐다.

2007년 LPGA 투어에 출전한 김송희는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최나연(21.SK텔레콤)도 12언더파 280타를 쳐 공동 5위에 오르며 내년 LPGA 투어 풀시드를 사실상 확정했고 올 시즌 신인왕 포인트에서 1위를 달렸다.

현재 조건부 출전권을 갖고 있는 최나연은 17일 미국 플로리다주 리유니언에서 개막하는 긴오픈에도 출전한다.

유선영(22.휴온스)도 6언더파 286타로 8위에 올라 한국 선수 4명이 톱10에 들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