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고용이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신용평가사 피치가 채권보증업체 MBIA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한 영향 등으로 경기침체와 신용위기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날보다 16.61포인트(0.13%) 하락한 12,609.42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나스닥 종합지수는 7.68포인트(0.32%) 오른 2,370.98을,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1.09포인트(0.08%) 오른 1,370.40을 기록했다.

이번주에 다우존스 지수는 3.2% 상승했고, 나스닥은 4.9%, S&P 500지수는 4.2%씩 올랐다.

이날 증시는 미국의 3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5년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한 영향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며 하락세로 출발한 뒤 이런 악재가 이미 예견된 일이고 증시에도 충분히 반영됐다는 분위기 속에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오후에 피치가 MBIA에 대한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로 낮췄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다우지수는 하락세로 반전했다.

그러나 이날 증시는 악재가 겹친 것에 비하면 선방한 것으로 분석돼 그만큼 투자심리가 안정됐음을 보여줬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3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8만명 감소해 2003년 3월 이후 5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6만명 감소를 넘어선 것이다.

당초 2만2천명과 6만7천명씩 감소했던 것으로 발표됐던 1월과 2월 고용도 각각 7만6천명씩 감소한 것으로 수정돼 감소폭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올해 1.4분기에 미국에서 모두 23만2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3월의 실업률도 5.1%를 기록해 전달의 4.8%보다 크게 높아졌다.

이는 2005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이 같은 고용지표는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큼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추가 금리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을 키웠다.

마켓워치는 고용시장이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 이번 지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29~30일 열리는 회의에서 연방기금 금리를 다시 내릴 것이라는 예상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신용평가회사인 피치는 이날 세계 최대의 채권보증업체인 MBIA의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로 낮추고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피치는 MBIA가 최고등급을 보장받을 만큼 충분한 자본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AAA' 등급 유지를 위해서는 38억달러에 달하는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피치의 MBIA 신용등급 하향은 채권보증업체가 보증한 채권 등급의 연쇄 강등으로 이어지는 신용위기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했다.

이 같은 등급 하향에 MBIA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MBIA의 척 채플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MBIA가 보증배상에 필요한 170억달러 이상의 재원과 우량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등 업계에서 가장 튼튼한 재무재표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심각한 경제적 고통에도 견딜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MBIA 주가는 이날 4.8% 하락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