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환경 지킴이'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지구 온난화 방지 등 환경보호를 위해 3년간 3억달러(약 2천971억원)를 모금하는 야심찬 기후변화 캠페인을 펼친다.

고어 전 부통령이 주도하는 환경단체인 `기후보호연대'(ACP)는 오는 2일부터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기금 마련 캠페인인 `우리(We)'를 시작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1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이번 기후변화 캠페인은 동원 자금 규모 면에서 역대 최대 중 하나로 손꼽힌다.

비슷한 규모로는 미국의 유산 재단(ALF)이 1998년 실시해 첫 해 1억달러를 모금했던 금연 캠페인이 있다.

하지만 ALF의 금연캠페인이 첫 해 이후 계속 모금액이 줄어들어 현재는 연간 3천만달러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고어 전 부통령이 전면에 나서는 `우리'의 선전 여부는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캠페인을 위해 고어 전 부통령은 거액의 사재도 쾌척, 캠페인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지구 온난화를 경고한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에서 얻은 수익금과 노벨평화상 상금, 투자회사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앤 바이어스로부터 받은 봉급 등 모두 270만달러를 이번 캠페인에 쏟아부었다.

또 `불편한 진실' 배급사인 파라마운트사도 수익금의 5%를 이번 캠페인에 보내기로 약속했으며 지난해 5대륙 9개국에서 열린 '라이브 어스'환경 콘서트의 수익금 일부도 각출된다.

기후보호연대는 이후 온.오프라인을 통해 모금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기후보호연대는 이번 캠페인을 위해 미국 걸스카우트연맹이나 미국금속노동자연맹(USWA)과 파트너십을 제휴했으며 조만간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내용의 광고를 방송할 예정이다.

기후보호연대는 CBS의 래리 킹 라이브, 폭스 TV의 아메리칸 아이돌과 같은 인기 프로그램 중간 중간에 광고를 내보내고 온.오프라인 네트워크 활동과 광고 등을 통해 1천만명의 자원봉사자도 모집할 예정이다.

고어 전 부통령은 "기후 변화가 몰고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그것(기후변화)에 대한 대중들의 생각을 바꾸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50년까지 1990년대에 비해 온실가스배출량을 90%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고어 전 부통령이 계획한 이번 캠페인도 장밋빛 미래만 있는 건 아니다.

에너지 업계 및 보수 단체들의 역공은 극복해야할 과제다.

자유무역 신장 및 정부기능 축소를 요구하는 비영리기관인 경쟁적인기업협회(CEI)는 매달 3만5천달러를 사용, TV 광고를 통해 고어의 기후변화 정책을 공격하고 있다.

CEI는 석유업계의 지원을 받고 있다.

또 석탄업계의 지원을 받는 비영리조직인 `균형된 에너지 선택을 위한 미국인들'(ABEC)도 이번 대선에서만 석탄에너지 사용을 지지하기 위해 3천500만달러라는 거액을 뿌리고 있다.

신문은 고어 전 부통령이 온실가스의 대대적인 감축을 위해 미국인들을 설득하는 작업에 나섰지만 기후변화에 회의론자들의 이 같은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고어 전 부통령은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장기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과 관련, 경선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CBS TV의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나는 그것(경선)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나는 브로커 역할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