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년차 오지영(20.에머슨퍼시픽)이 생애 첫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오지영은 16일(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보스케 레알골프장(파72.6천901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마스터카드클래식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다섯 개를 뽑아내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쳐 단독 선두(9언더파 135타)에 나섰다.

첫날 선두에 1타 뒤진 공동2위에 올라 난생 처음 인터뷰룸에 초청을 받았던 오지영은 이날도 공식 기자회견장에 불려 나와 유력한 우승 후보로 대접을 받았다.

신지애(20.하이마트), 김송희(20.휠라코리아) 등과 함께 국가대표로 뛰었던 오지영은 2006년 퀄리파잉스쿨을 9위로 합격했으며 신인이던 지난해 상금랭킹 72위를 차지해 투어카드를 지켜냈다.

25차례 투어 대회에 출전해 '톱10' 입상이 단 한번 뿐이던 오지영은 오르막 내리막이 심하고 그린이 부드러운 보스케 레알 골프장과 마음에 쏙 든다며 '신데렐라 탄생'을 예고했다.

오지영은 "우승 욕심보다는 경기를 즐기겠다.

우승을 하든 2등을 하든 최고 성적이 아니냐"면서 애써 여유를 가지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작년 세이프웨이클래식 때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해봤고 6등을 했다"는 오지영은 "절대 긴장하지 않게다"고 거듭 다짐했다.

아마추어 시절 신지애, 오지영 등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 선수들과 자주 겨뤄봤던 청야니(대만)가 3타를 줄여 오지영을 2타차로 추격했다.

올해 LPGA 투어에 진출한 청야니는 "코스가 생소해 아주 조심스럽게 경기를 펼쳤다"면서 "절대 무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장타력이 돋보이는 청야니는 평소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이다.

최나연(21.SK텔레콤)은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인 6언더파 66타를 뿜어내며 공동4위(4언더파 140타)로 도약, 조건부 출전권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질 찬스를 만들었다.

1타를 줄인 박희정(28.CJ)이 공동6위(3언더파 141타)에 오른 가운데 양희영(19.삼성전자)과 제인 박(21)은 공동8위(2언더파 142타)에 포진했다.

첫날 78타를 쳐 컷 탈락 위기에 몰렸던 한희원(30.휠라코리아)은 6타를 줄여 공동13위(이븐파 144타)로 올라섰다.

2005년 이 대회에서 66타를 쳐 코스레코드를 세웠던 한희원은 다시 한번 기록집에 이름을 올렸다.

대회 코스레코드는 이로써 한희원 두번, 그리고 최나연이 한번 세운 것으로 기록됐다.

이환희(25)는 7번홀(파3.189야드)에서 5번 아이언으로 생애 첫 홀인원을 했다.

작년에는 김인경(20.하나금융)이 이 홀에서 난생 첫 홀인원의 감격을 누려 2년 연속 한국 선수 홀인원이라는 진기록이 만들어졌다.

1라운드에서 76타로 부진해 체면을 구겼던 세계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고국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았지만 2타 밖에 줄이지 못했다.

오초아는 선두에 11타나 뒤진 공동27위(2오버파 146타)에 그쳐 사실상 우승은 어려워졌다.

오초아는 "순위는 신경쓰지 않고 내일은 무조건 많은 버디를 잡기 위해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겠다"면서 "그게 나를 보러온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