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증과 우울증이 교차하는 조울증(양극성장애) 같은 기분장애를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혈중 표지물질(biomarker)이 발견되었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 의과대학 정신의학연구소의 알렉산더 니쿨레스쿠 박사는 조울증 환자 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검사 결과 기분이 들뜬 상태(조증)와 기분이 가라앉은 상태(우울증)에 이 표지물질의 혈중수치가 달라진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밝힌 것으로 헬스데이 뉴스가 28일 보도했다.

니쿨레스쿠 박사는 이 혈중 표지물질이 정신의학계에서 고대하던 정신장애의 객관적 임상검사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니쿨레스쿠 박사는 정신의학전문의들은 조울증과 기타 정신장애가 뇌세포의 분자변화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환자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그 변화를 측정할 길이 없었다고 지적하고 이제는 뇌세포 대신 혈액을 정신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대체조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혈액검사법을 이용하면 기분장애와 관련된 정신질환의 진단은 물론 증세의 정도와 치료의 효과까지 가늠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니쿨레스쿠 박사는 말했다.

현재 정신질환의 진단은 대부분 환자 자신이 말하는 증세를 근거로 전문의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어떤 치료제를 투여했을 때도 몇 주가 지나야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니쿨레스쿠 박사는 기분장애를 나타내는 혈액표지물질의 발견은 조울증은 물론 산후우울증,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과 같은 다른 기분장애의 진단과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분장애이외의 다른 정신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표지물질을 찾는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최신호(2월26일자)에 발표되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