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이다.

지난 한달 내내 꽁꽁 얼어붙었던 주식시장도 조금씩 풀리는 모습이다.

4일 오전 현재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이틀째 사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프로그램 매수세까지 유입되면서 1680P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코스피는 사흘째 상승세를 지속하며 이 기간 동안(이날 오전 현재까지) 90P넘는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한달간 급락한 지수 회복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왕창 빠지고 찔금 올랐던 지난달에 비해서는 어느 정도 반등 탄력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악재보다 호재를 바라보기 시작한 미국 증시가 국내 증시의 반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성락 SK증권 연구원은 "좋은 쪽을 바라보는 미국 증시의 모습은 호재에 반응하지 않던 지난 1월 '백약 무효'상황과는 다른 모습"이라며 "경제 펀더멘털 불확실성과 신용 시장 불안요소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추세를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심리 저점이 가격 저점'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최악의 국면은 지나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미 증시의 안정으로 그동안 국내 증시를 압박했던 외국인 매도가 잦아들면서 지수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안정을 되찾게 되면 외국인의 매도가 줄어들고 이에 따라서 국내 기관의 매수가 더 힘을 발휘하는 형태로 수급이 전개될 것"이라며 "지난주부터 미국 증시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줄어들면서 수급에 안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다 대차거래 잔고가 사상 최대 규모로 급증하면서 이들이 청산될 경우 지수의 반등폭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 연구원은 "지난 주말거래에서 외국인이 올 들어서 두번째로 매수 우위를 보였는데 이것이 대차거래를 통한 공매도를 환매수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인지는 이번주에나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며 "그러나 대차거래 잔고가 역사적 고점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대차거래 잔고가 감소할 경우 지수 반등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수급만큼 투자심리의 회복도 중요한 변수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해 말 이후 지속돼 온 지수의 급락과 종목별 수익률의 하락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보수적으로 성향을 회귀시키고 있다"며 "그러나 항시 장세는 변화무쌍하고 상황이 수시로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의 문을 닫기보다는 유연한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다시 햇살이 찾아드는 증시가 그 온기를 계속 간직하고 확산시켜 따사로운 봄을 연출할 수 있을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