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반짝 반등을 보였던 코스피지수가 미국발 한파로 인해 7일 다시 급락세로 돌아서는 등 2008년 들어 주식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1월 효과'의 기대감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미국발 서브프라임 충격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스피 지수 1,800선 안팎에서 강력한 지지선이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다만 상황에 따라 지수가 일시적으로 이 지지선을 깨고 내려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코스피 지수가 이날 장 초반 1,810대까지 하락했다가 급락 폭이 둔화하는 것도 지수 1,800선 지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지난 주말보다 32.76포인트(1.76%) 하락한 1,831.14에 마감됐다.

◆ "코스피 1,800선은 지켜낼 것".."다음주가 반등의 최대 고비될 듯" =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코스피지수 1,800선에서 기관을 중심으로 한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강력한 지지선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 김영각 연구위원도 "프로그램 매매를 포함해 투신권 동향이 1,950선 이상에서는 차익실현을 하고 1,800선 부근에서는 매수로 대응하고 있는 흐름"이라며 "이들은 1,800∼1,950선 사이의 박스권을 염두에 둔 기술적 대응을 하면서 글로벌 증시의 안정과 유동성의 증시 유입이 재개되는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원도 "기관은 지난해 11월19일 이후 1,800선 초반에서는 2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1,920선 이상에서는 7천500억원의 순매도를 보인 데서 알 수 있듯이 1,800선 초반에서는 저가매수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번주에 이어 다음주까지 국내외 각종 이벤트들이 진행되면서 올해 1.4분기의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은 "지난해 3차례나 시장을 강타했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이 연초 들어 실물경제지표에 영향을 미치면서 미국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시장도 조정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부장은 "그러나 지난해 7월과 11월 충격 당시 저점이 1,600선 초반과 1,700선 중반이었으며 이번에는 1,800선이 지켜지고 있는 등 저점이 높아지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충격에 내성이 생기고 있다"면서 "다음주까지가 올 1분기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주 국내 시장은 옵션만기일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국내 실적발표 등이 잡혀있고 미국 시장은 다음주부터 서브프라임 충격으로 인해 이른바 `실적고백'을 하고 있는 미국 주요 투자은행들의 실적이 발표되면서 새로운 저점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그 후 월말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여부 결정 이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일시적 1,800선 하향이탈 가능성은 상존" =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발 불안에 실적실망 등이 겹칠 경우 지수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메리츠증권 조성준 연구원은 "올해 4.4분기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전분기에 비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이에 따라 당분간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 코스피지수의 적정가치가 1,919 정도이지만 실적 악화로 주당순이익(EPS)이 5% 정도 하락하면 적정가치는 1,823수준이 되고, 10%가 하락할 경우 1,73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진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지난해 8월과 11월 서브프라임 충격 당시 유효했던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주가수익배율(PER) 11.5배 수준을 놓고 보면 코스피 1,770선 정도에서 지지선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일시적인 1,800선 하향 돌파 가능성은 상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