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SK텔레콤[017670]이 하나로텔레콤[033630] 인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의 주가가 인수합병(M&A) 기대감을 반영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시장 전문가들도 유.무선 통합 시너지를 감안할 때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9일 하나로텔레콤은 장중 한때 상한가로 뛰어올랐다 전날보다 480원(4.99%) 오른 1만100원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SK텔레콤은 9천500원(4.14%) 상승한 23만9천원으로 나흘째 상승했다.

SK텔레콤은 이날 증권선물거래소의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 전까지 대외적으로 하나로텔레콤의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표명해왔다.

그러나 이날 SK텔레콤이 관련 사실을 상당부분 시인함으로써 유선통신 부문의 교두보가 될 하나로텔레콤을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날 "하나로텔레콤 인수제안과 관련해 내부 검토 중에 있으나 현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이 그동안 물밑으로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준비하면서도 주가 급등으로 인한 인수 비용 증가 등을 감안해 공식적인 발표를 미뤄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종화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가 가능할 지 여부나 관련 일정은 다른 인수합병(M&A)들처럼 결론이 날 때까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유.무선 통합 시너지나 향후 법제화될 IPTV(인터넷TV) 사업에서의 주도권 확보 경쟁 등을 감안할 때 무선통신 시장의 강자인 SK텔레콤이 유선통신 분야의 발이 될 하나로통신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밝혔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며 "SK텔레콤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감안할 때 하나로텔레콤의 브로드밴드 망과 이를 이용한 미디어산업 진출, 인터넷콘텐츠 활용도 증가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에 피인수될 경우 최근 하나TV 등의 선전에 힘입어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는 하나로텔레콤에도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성장 모멘텀의 둔화로 인해 주가가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통신업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재평가의 촉매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시훈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와 함께 KT와 KTF의 합병이 추진되는 등 과당 경쟁에 발목이 잡힌 통신산업 전반에 구조조정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며 "이와 함께 시장 평균에 비해 현저한 저평가 상태에 있는 통신업체들의 주가도 리레이팅(재평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그 동안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의 인수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언급이 계속 있었지만 시장의 반응이 늦었다"며 "지금 보이고 있는 하나로텔레콤과 SK텔레콤의 주가 반응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