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萬 雨 < 고려대 교수·경제학 >

1990년대 중반까지 7~8%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던 우리 경제가 2000년대에는 4% 중반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저성장시대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그 원인 중의 하나로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투자증가율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음을 지적할 수 있다.

89년에서 95년까지 설비투자증가율이 연평균 15.9%에 달했으나 이후 2004년까지는 그 증가율이 3.2%로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선진 여러 나라들의 경우 과거 국민소득이 2만달러 수준에 도달했을 때 설비투자증가율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주도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우리네 상황은 매우 심각한 우려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미래의 세계 유망산업에서 기업들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투자증대로 이어지도록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게 시급한 실정이다.

세계화시대에 즈음해 3만,4만달러의 국민소득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세계 경제질서의 흐름에 부합하는 새로운 국가발전 전략을 수립,추진하는 것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환경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야 할 것이다.

인류의 경제활동에 의한 자원(에너지,물,토양,지하자원 등) 소모가 지구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세계 경제규모가 급성장하면서 자원 고갈에 따른 위기의식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최근의 상황이다.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경제발전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 경제체제를 유지할 경우 세계 경제손실은 향후 세계 GDP의 5~20%에 달해 제2의 세계대공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영국정부는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세계시장은 자원ㆍ에너지를 친환경적으로 이용하는 구조로의 개편이 불가피하며 세계는 환경과 경제가 통합되는 제3차 산업혁명시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영국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환경과 경제의 통합에 따라 세계 환경시장은 급팽창할 전망이며,오염물질의 처리기술을 포함한 모든 제품과 서비스의 환경경제 효율성을 높여주는 기술인 ET(Environmental Technology)에 의해 제품ㆍ서비스 경쟁력이 좌우되는 시대가 곧 도래한다는 것이다.

독일정부는 독일의 ET 시장 규모가 2030년께 자동차시장의 2배,기계산업의 4배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선진 각국은 ET를 경제발전과 고용을 위한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자원ㆍ환경위기로 촉발된 미래의 거대 ET시장을 어떻게 하면 선점할 것인가를 경제성장을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환경분야에서 영향력이 큰 기관인 미국의 아폴로 인스티튜트는 앞으로 10년간 미국 안에서만 환경분야에서 3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측한다.

미국 EU 일본 등의 기업들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으로 환경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최대기업인 GE는 친환경기술 연구 개발을 위해 2010년까지 매년 15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매년 새로운 환경친화제품을 시장에 내놓아 2004년 100억달러 규모의 매출을 2010년에는 갑절로 늘리려는 야심찬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도요타는 연료소비,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세계시장을 선점해 2006년 세계시장 점유율이 82%에 달하고 있으며 2010년까지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우리는 환경산업에 대한 준비를 과연 어느 정도 하고 있느냐를 반문해본다면 미흡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환경부는 환경보호에만 지나치게 매달려 규제적 시각에서만 접근하려고 한다.

환경규제를 기업의 기술개발과 제품ㆍ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수단으로 활용함으로써 환경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나가는 중ㆍ장기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