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를 결정할 제12대 파키스탄 대통령 선거가 6일 실시된다.

그러나 군(軍) 사령관을 겸직하고 있는 무샤라프 대통령에 대한 후보자격 시비로 투표결과 발표가 무기한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오전 10시(이하 현지시간)부터 오후 3시까지 상.하원과 라호르, 카라치, 페샤와르, 퀘타 등에 있는 4개 주의회에서 선거인단 투표를 실시한다.

이번 대선에는 지난 1999년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뒤 8년간 집권해온 무샤라프 대통령 이외에 마크둠 아민 파힘 파키스탄인민당(PPP) 부총재와 야당연합 및 반정부 성향 법조인들의 지지를 받는 와지후딘 아메드도 출사표를 던졌다.

대통령 선출 투표에 참여하는 선거인단은 1천170명의 상.하원 및 지방의회 의원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이 가운데 전파키스탄민주운동(APDM) 소속 32개 야당 의원 160명이 군(軍) 사령관을 겸하고 있는 무샤라프의 출마가 부당하다며 집단 사의를 표명하고 선거에 불참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번 투표에는 1천여명의 의원들만이 참여한다.

여당인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Q) 등의 지지표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 점을 감안하면 무샤라프는 무난하게 재선에 성공, 5년 간 권좌를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무샤라프는 부패 혐의를 받은 채 망명중인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에 대해 선거 직전 '사면' 카드를 꺼내들며 부토가 총수로 있는 최대 야당인 파키스탄인민당(PPP)의 선거 불참 사태를 막았다.

그러나 군 사령관을 겸직중인 무샤라프 대통령에 대해 야당 후보들이 제기한 헌법 소원이 그의 정권연장 시도에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

파키스탄 대법원은 5일 군(軍`) 사령관을 겸하고 있는 무샤라프 대통령의 대선후보 자격에 대한 헌법소원 심리에서 "선거는 예정대로 치르되 법원의 판결이 이뤄질 때까지는 투표결과 발표를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당초 선거 당일 오후 5시에 발표될 예정이던 투표 결과는 대법원의 헌법소원 판결이 난 이후에나 발표될 전망이다.

법원은 지난 달 야당 측이 제기한 같은 내용의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부 9명 가운데 6명의 찬성으로 '이유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야당 대선 후보들이 제기한 이번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부가 다른 결정을 내릴 경우, 다시 파키스탄 정국은 극심한 격랑에 휘말릴 수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