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험악한 외교관계를 유지해 온 미국과 베네수엘라 양국의 외교 고위실무자들이 만난 것으로 확인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베네수엘라 외무부는 2일 성명을 통해 유엔 총회에 참석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외무장관과 미국 국무부의 토머스 샤논 미주 국장이 지난 1일 뉴욕에서 만나 "진지한 대화"를 나눴으며 이 자리에서 샤논 국장은 베네수엘라 방문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양국 외교 실무자들 사이에서 이뤄진 이날 비공식 회담에서는 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중재에 나선 콜롬비아 정부와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사이의 인질교환 협상 문제도 논의됐다고 성명은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9월 이례적으로 자신이 중재에 나선 콜롬비아 정부와 FARC 사이의 인질교환 협상에 조지 부시 대통령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계속되는 설전에도 불구하고 주요 원유수입국으로 꼽히는 베네수엘라 정부와 물밑으로 실질적 외교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9월25일 뉴욕 포스트와의 회견에서 차베스 대통령과의 설전은 줄이고 남미의 사회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춰가는 변화를 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차베스 대통령 정부가 남미 지역의 정치적 안정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해 왔으며 이에 맞서 차베스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 정부의 제국주의를 비난해 왔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