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대선예비후보 가운데 친노계열인 이해찬 한명숙 후보가 단일화된 후보로 경선에 임하기로 13일 전격 합의했다.

이·한 양 후보의 측근들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이 같은 후보단일화 원칙에 합의하고 두 후보가 14일 직접 만나 누구로 단일화할지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양 측 관계자는 "12일과 13일,이틀간 3000명을 상대로 진행된 여론조사 등 여러 기준을 토대로 둘 중 한 명만 본경선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며 "두 후보가 정치적 결단을 내리고 14일 춘천에서 열리는 강원지역 합동연설회에서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 후보 측 관계자들은 취합된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이날 밤 늦게까지 실무회의를 거듭했다.

◆단일화 후보 누가 될까

단일화 결과가 누구로 모아질지는 아직 예단이 힘들지만 조직력과 본선 경쟁력 등을 종합해 볼때 이 후보로 단일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지난 8일 실시된 조선일보-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후보는 3.1%를 얻어 2.5%를 획득한 한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두 후보만 놓고 여론조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은 여론조사 결과의 불확실성을 높인다.

조직력에서 밀려 단일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한 후보가 이달 초부터 "여론조사로 단일화하자"고 제안했지만 이 후보 측에서 선뜻 수용하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후보 캠프는 "여론조사는 참고자료일 뿐 결정은 양 후보에게 달려 있다"고 여론조사에 대한 의미부여를 애써 축소했다.

◆단일화 배경은


두 후보는 모두 참여정부에서 총리를 역임했고 '친노(親盧)'로 불릴 만큼 정치성향도 비슷해 지지층이 겹치고 있다.

이에 따라 함께 경선을 치를 경우 손학규 정동영 후보를 이길 수 없을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예비경선 과정부터 두 후보가 "지지기반이 겹치는 후보들끼리 이른 시일 내에 단일화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한때 방법론을 놓고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해 단일화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울산과 제주지역의 경선 투·개표가 15일로 다가오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14일까지 3억원에 달하는 경선기탁금을 내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기탁금은 한번 내면 돌려받을 수 없어 15일 이후 단일화할 경우 패배한 쪽은 경선기탁금을 의미없이 날리게 되기 때문이다.

◆주말 경선전 파장은

무엇보다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충북 강원 제주 울산에서 치러지는 경선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우선 단일 후보가 될 경우 상대 지지층표를 흡수하기 때문에 득표에서 상당한 이득을 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4개 지역에서는 어느 후보도 승리를 자신하지 못할 정도로 박빙의 승부가 벌어지고 있어 순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단 친노주자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울산 강원지역의 개표결과가 주목된다.

단일화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든 손학규 정동영 후보의 '양강'구도가 흐트러지면서 경선은 다자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유시민,왜 빠졌나

두 후보와 함께 친노로 분류되는 유시민 후보가 단일화 과정에서 빠진 점도 관심이다.

가능한한 빨리 하자는 두 후보에 비해 유 후보는 "일단 본경선을 뛰어보고 결정하자" "4곳의 투표함이 열리는 16일 이후에나 (단일화가) 가능하다"며 '속도조절론'을 펴고 있다.

열성 지지자가 많은 유 후보의 특성상 경선 초반에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

유 후보 측은 "두 분의 단일화는 축하할 일이지만 우리는 우리 길을 갈 것"(김태년 의원)이라고 밝혔지만 유 후보에 대한 단일화 압력은 높아질 전망이다.

노경목/강동균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