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미국에 해양설비 설계센터 설립
북극지역 해양설비 시장 선점 위해 모스크바 법인 신설


삼성중공업이 인도와 미국에 해양설비 설계센터를 설립하고 러시아 모스크바에 영업지점을 설치하는 등 해양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말 각각 350만달러, 364만달러를 투입해 인도 델리 인근 노이다와 미국 휴스턴에 설계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인도에서는 50명, 미국에서 60명의 설계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설계업무에 들어가 오는 2010년까지 인도법인은 150명, 미국법인은 100명 수준으로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부유식원유저장하역설비(FPSO), 해양플랫폼 등 해양설비 수주량이 2000-2004년 연평균 4억7천만달러 상당에 불과했으나 2005년 15억달러, 지난해 45억달러, 올해 현재까지 30억달러로 급증함에 따라 기존 인력만으로 처리하기 어려워 지난해 이 분야 설계 물량의 80% 정도를 외국 엔지니어링사에 외주를 주고 있는 실정이었다.

삼성중공업은 이에 따라 설계 분야 인프라와 고급인력이 풍부한 인도와 대형 오일 메이저 회사들이 포진한 미국 휴스턴에 법인을 설립해 해양설비 기본 설계 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인도와 미국 지역의 해양설비 수주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거제조선소에서는 드릴십과 반잠수식 시추설비를, 해외설계센터에서는 FPSO와 플랫폼 설계를 중점적으로 수행케 해 오는 2010년에 해양설비 설계물량의 절반 이상을 자체 처리하고 해외 엔지니어링사를 감리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자립도를 높이고 독자모델도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거제조선소의 해양작업장을 1만평 이상 확대해 현재 연간 5기 정도인 해양설비 건조능력을 내년부터 7~8기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삼성중공업은 세계 석유소비량 60년치의 원유와 전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절반 이상이 묻혀 있는 북극지역 에너지 시추 및 개발 관련 해양설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조선업체로서 처음으로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에 영업지점을 설립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사할린에서 약 200억달러에 달하는 2단계 에너지 개발계획이 추진되고 있으며 향후 6차까지 예정돼 있다"며 "지난달 말 이곳에서 작업할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플랫폼인 '필툰-B'을 건조하는 등 앞으로 북극 지역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 관련 설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