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잡은 기회를 더 이상 놓치지 않겠다."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통해 '리틀 베어벡'호의 최고 기대주로 급성장한 이근호(22.대구)가 2007 아시안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성인 대표팀의 주역으로 자리잡기 위한 집념을 불태우고 싶다.

이근호는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베이징올림픽 2차 예선 최종전에서 2골 1도움의 눈부신 활약으로 팀의 3-1 대승을 이끌었다.

예멘과 1차전에 후반 교체투입되면서 2차 예선에 첫 발을 내디딘 이근호는 왼쪽 공격수 자리를 꿰차고 5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하면서 베어벡호의 측면 공격을 이끌었고, 마침내 최종전에서 혼자서 2골을 뽑아올리는 '원맨쇼'를 통해 최고 기대주로 떠올랐다.

이처럼 이근호가 올림픽호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 이근호는 "네덜란드전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난 뒤 올림픽 예선에서 뭔가를 보여줘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아시안컵 축구대회에 엔트리 선발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뛰니 골 기회가 찾아온 것 같다"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그는 특히 "지난해와 달리 올해 K-리그에서 더 많이 뛸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게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2003년 '축구 명문' 부평고 시절 백운기 고교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혔던 이근호는 2005년 인천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으면서 K-리그에 첫발을 내디뎠다.

데뷔 첫해 컵 대회만 5경기를 치렀던 이근호는 2006년 K-리그에서 단 3경기만 뛸 기회가 주어졌다.

대신 2군리그에서 자신을 불태운 이근호는 19경기에 출전해 7골 7도움을 터트려 인천의 우승을 이끌었고, MVP에 오르면서 올림픽대표팀 발탁의 발판을 놨다.

이근호의 축구인생에 전환점이 온 것은 올해 대구FC 사령탑으로 등장한 변병주 감독의 부름을 받고 나서다.

청구고 사령탑 시절부터 이근호의 빠른 발과 돌파력을 눈여겨봤던 변 감독은 팀의 주축이었던 윤주일을 내주고 이근호를 데려와 올해 K-리그 개막전부터 풀타임 멤버로 내세웠다.

이근호는 3월18일 전남과 원정에서 혼자 2골을 기록, 프로 데뷔 3년만에 정규리그 첫 골 맛을 보면서 변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올해 총 16경기(컵 대회 7경기 포함)에서 8골(컵대회 2골)을 터트려 토종 공격수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16일 예정된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둔 이근호는 첫 성인대표팀 발탁의 꿈을 꾸고 있다.

이근호는 "프로 데뷔 초반에 너무 많은 기회를 놓쳤다.

이번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때처럼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를 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