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순 경찰청장이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의 전화를 받은 뒤 공무원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일선 경찰서장에게 수사 개입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산자부 산하기관인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직원들이 산자부 공무원들의 식사비를 대납하는 등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강남경찰서 정수일 서장은 21일 "이 청장이 산자부 장관한테서 무슨 얘기를 들었는지 최근 '밥먹는 것까지 수사하면 수사 안할 게 뭐 있느냐'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정 서장은 지난 19일 경찰 고위간부 자녀의 결혼식에서 이 청장을 만나 산자부 관련 수사와 보도 경위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정 서장은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다른 사람들도 있는 자리에서 농담조로 가볍게 얘기가 나왔을 뿐 진지한 것이 아니었다"며 "외압이니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택순 청장은 이와 관련,김 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사건에 대해 문의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압력으로 비쳐질까봐 강남서장한테는 물론 수사국장,서울경찰청장을 통해서도 강남경찰서에 전화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산자부 측은 "장관이 언론 보도를 본 뒤 이뤄진 전화통화에서 '식비대납 등은 이미 국정감사에서 나온 내용인데 새로운 게 있느냐'는 요지의 말을 했다"며 "장관이 '그런 내용이 문제가 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