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건설이 국내 건설업체로는 최초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부동산개발업체와 대규모 도심재개발사업에 진출한다.

이 회사는 21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두바이 부동산 개발업체인 '데이라 인베스트먼트 컴퍼니'와 구 도심지역인 데이라 재개발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한경 5월21일자 A1,4면 참조

성원건설은 이번 재개발사업을 기획·설계부터 시공·사후관리까지 일괄 추진하는 '턴키 방식'으로 수주했다.

두바이의 '데이라' 재개발 프로젝트는 3단계에 걸쳐 추진된다.

한꺼번에 진행하기엔 사업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특히 데이라는 두바이의 옛 도심인 데다 인구 밀집 지역이어서 '순환 재개발' 등의 사업방식 검토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데이라 재개발사업 발주처인 데이라 인베스트먼트 컴퍼니는 재개발 사업을 최대한 빨리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구도심,3단계로 나눠 재개발

성원건설이 추진할 사업 대상지는 두바이 항구와 인접한 옛 도심 295만여평이다.

서울 은평뉴타운(105만평)의 3배 만한 지역 전체를 헐고 주택·쇼핑몰·공공청사·관광시설·항만물류센터 등 초고층 빌딩 220여개를 새로 짓는 대역사다.

따라서 데이라 인베스트먼트 컴퍼니는 전체지역을 3단계로 나눠 순차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데이라 인베스트먼트 컴퍼니는 두바이 통치자의 지원 아래 핵심적인 대규모 개발사업을 수행할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나세르 알 다발 데이라 인베스트먼트 컴퍼니 사장은 이날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시점에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 없지만 1차 사업비는 50억달러 정도"라며 "한국과 두바이가 공조해 수행하는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윤수 성원그룹 회장은 "사업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성원건설이 단독으로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대형 건설사 4~5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 측 "최대한 빨리 추진"

두바이 재개발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데이라 인베스트먼트 컴퍼니는 사업 추진을 최대한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의 셰이크 빈 사이드 아메드 알 막툼 최고회장(에미리트그룹 회장 겸임)은 "두바이의 다른 프로젝트가 그랬던 것처럼 이번 재개발사업 역시 매우 빠르게 완료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성원건설에서도 2012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 측이 한국의 건설사들을 신뢰하는 이유는 국내의 앞선 기술력과 도시개발능력 때문이다.

실제로 셰이크 알 막툼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을 여러 번 방문했으며,분당신도시 등을 둘러보고 국내 건설업체의 시공 능력을 신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데이라 인베스트먼트 컴퍼니 측 관계자 10여명은 이날 성원건설의 안내로 경기 용인지역의 입주 아파트 및 모델하우스 현장을 둘러봤다.

성원건설 관계자는 "두바이 측 방문객 중 4명이 왕족이었다"면서 "대부분 고급 주택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으며,우리나라의 주거시설에 매우 만족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박종서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