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남자골프에 '무서운 아이'가 등장했다.

만 16세가 채 안 된 고등학교 1학년생 이시카와 료(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이시카와는 지난 20일 일본 오카야마현 도지가오카 마린힐스GC(파72)에서 끝난 일본골프투어(JGTO) '먼싱웨어오픈 KSB컵'(총상금 1억엔)에서 쟁쟁한 프로골퍼들을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세계 주요 남자프로골프투어 사상 최연소 챔피언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시카와는 1991년 9월17일생으로 만 15세8개월의 나이다.

고교생 챔피언의 우승 스코어는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76타(72·69·69·66).투어 5승 경력의 '중견' 프로 미야모토 가쓰마사(35)를 1타차로 제친,나무랄 데 없는 스코어다.

더욱 이시카와에게는 이번 대회가 프로대회 첫 출전이었다.

이시카와의 최연소 우승은 미국·유럽·한국 PGA투어 등지에서도 유례를 찾아볼수 없다.

미PGA투어 최연소 기록은 19세10개월(조니 맥더모트,1911년 US오픈)이고,유럽투어는 18세9개월20일(데일 헤이스,1971년 스패니시오픈),한국투어는 17세2개월20일(김대섭,1998년 한국오픈)이다.

1973년 JGTO가 출범한 이래 투어 최연소 우승기록이기도 하다.

종전 이 부문 기록은 1977년 일본오픈에서 세베 바예스테로스타가 세운 20세7개월이었다.

JGTO에서 10대가 우승한 것도 이시카와가 처음이다.

이시카와는 이 대회 나흘 동안 드라이버샷이 평균 299.13야드로 전체 출전선수 중 3위를 기록했다.

2라운드에서는 평균 310.5야드를 날려 주윗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파5홀 '2온 확률'은 18.75%로 이 부문 11위다.

네 개의 파5홀 가운데 한 번 정도는 2온을 한다는 얘기다.

이시카와는 우승 직후 "꿈만 같다.

타이거 우즈와 같은 선수가 돼 온 세계 골퍼들을 즐겁게 해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허남양 한국중고골프연맹부회장(용인대 골프학과장)은 "한·일 주니어대회에서 이시카와 선수를 지켜봤는데 몸이 유연하고 임팩트가 뛰어나다"며 "장차 일본남자골프의 '거목'이 될 소지가 있는 선수다"고 평가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