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장치로 이동 경로를 감지해 자동으로 화물을 실어 나르는 무인 지게차가 국내 한 벤처기업에 의해 개발됐다.

무인 운반차량 전문업체인 에이엠에스(대표 김광환)는 레이저로 자동 유도되는 지게차 형태의 무인 로봇(제품명 티-로봇)을 국내 처음으로 국산화해 본격 생산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김광환 대표는 "'티-로봇'은 '전자기 유도형' 등 기존 방식에 비해 설치가 간단하고 이동 경로를 변경하기 쉬운 데다 가격이 외국 제품의 절반에 불과하다"며 "유럽이나 미국 등에 비해 보급률이 낮은 무인 지게차 등 국내 물류 자동화 운반차량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수동 지게차의 1~2년간 인건비만으로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어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티-로봇'은 차체 내부에 있는 컨트롤러에 주행 정보가 입력되면 상단에 있는 레이저 발광 장치가 360도 회전하면서 빔을 방출하고 주행로 벽면 등에 3개 이상 부착되는 얇은 편광판에서 반사되는 빔으로 현재 위치와 이동 경로를 찾아 낸다.

파악된 이동 경로에 따라 일반 지게차처럼 운반·저장용 받침대인 '팔렛'에 실린 화물 운송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하게 된다.

이 같은 레이저 유도형 방식의 무인 지게차는 플라스틱 필름 형태의 편광판을 적당한 위치에 붙이는 것으로 사전 설치 작업이 끝나 주행로 바닥에 유도 장치인 알루미늄 마그네틱 테이프나 마크를 매설해야 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설치 비용이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또 운반 경로를 바꾸려면 기존 방식처럼 추가로 비용을 들여 유도선 설치 공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주행 정보만 새로 입력하면 된다.

에이엠에스는 2004년 중소기업청 기술혁신 과제로 선정돼 '레이저 유도형 무인 지게차' 개발을 시작한 지 3년여 만에 컨트롤러와 무선 모뎀,레이저 내비게이션 장치 등 모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국산화했다.

김 대표는 "레이저 유도 기술 자체는 간단하지만 주행 오차율을 제로에 가깝게 만들어야 하는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개발에 기술력이 요구된다"며 "반복 실험을 통해 린데 로크라 등 유럽산 수준의 성능을 가진 제품 개발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에이엠에스는 2t(운반물 적재 무게) 기준으로 1억8000만~2억원 하는 외국 제품 가격의 50% 수준인 8000만~1억원 수준에 공급할 계획이다.

1995년 설립된 이 회사는 '전자기 유도형' 무인운반차량(AGV) 등을 국산화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금호타이어 등에 공급해 왔으며 지난해 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 대표는 "10여년간 업계에서 쌓아 온 신뢰를 바탕으로 마케팅에 적극 나서 무인 지게차 부문에서 연간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