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목동점은 지난 3월 아동문구점 모닝글로리 매장을 없앴다.대신 그 자리에 2만~8만원대 제품이 주종을 이루는 성인용 디자인 문구 편집매장 'The A’s Story'1호점을 열었다.

이 매장은 북바인더스,따소띠 등 유럽 직수입 문구에서 육심원,선지가토우 등 한국과 일본에서 뜨고 있는 디자인 문구 브랜드까지 튀는 상품들만 모아놓은 편집 매장이다.

지하 2층 50평규모의 이 매장에서 개장후 한 달동안 올린 매출은 초·중고생용 문구를 팔던 모닝글로리때보다 두 배이상 늘어났다.현대백화점은 내년까지 전국 모든 점포에 편집매장을 마련하고,2009년에는 체인점사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구시장에서도 '성인 돌풍'이 거세다.10대이하를 겨냥한 '팬시문구'가 시들해지고 대신 성인층을 겨냥한 '디자인 문구'가 새로운 유행 코드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가 작년 1월 음반·성인문구 전문점인 '핫트랙'을 인수한 것은 이런 '코드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후 모닝글로리 등 주로 10대가 고객이던 팬시문구 중심이던 전국 12개 매장에 20~30대 성인층을 겨냥한 핫트랙을 입점시켰다.

광화문점의 경우 전체 면적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핫트랙에서 올리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30%를 넘어서고 있다.일부 점포는 전체 매장면적의 40%가 문구매장이다.

반면 모닝글로리,아트박스 등 1990년대 전성기를 구가했던 팬시 문구 제조업체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백화점,대형 문고에서 동네 문방구나 대형 마트로 밀려나고 있다.

대신 변덕스러우면서도 개성을 중시하는 20~30대 성인층을 겨냥한 '디자인 문구'가 뜨고 있다.현재 디자인 문구 업체만 500여 개,시장 규모도 300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밀리미터밀리그램(mmmg),텐바이텐,코즈니 등이 대표적인 디자인 문구업체다.

기존 팬시 문구와 달리 디자인 문구는 20대들이 만들어 20대에게 판다는 게 특징.

재빠르게 시장의 변화를 읽고 그 때 그때 유행상품을 만들어내는 식이다.때문에 다품종 소량생산이 주를 이룬다.수천가지의 디자인 문구와 인테리어 소품을 취급한다.

디자인 문구 1세대인 스프링컴레인풀(옛 '0책')은 편지지 4장과 봉투 2개가 들어있는 '편지지' 한 묶음을 6년전 4500원에 내놓은 이래 지금까지 수백만 묶음을 팔았다.

권재혁 사장(31)은 "한 장에 1000원이 넘는 가격이지만 고급스런 편지지와 봉투에 마음을 담아 연인에게 선물하려는 로맨스 가이들은 가격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2002년에 선보인 이래 매년 50만개가 넘게 팔리고 있는 '카드 케이스'는 미투상품이 넘쳐나 일반화된 문구다.신용카드,버스카드 등 각종 카드를 편리하게 넣는 케이스로 역시 표지 디자인의 감각이 예사롭지 않아 20-30대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가격은 4500원.

'일러스트 다이어리'는 인기만화 주인공을 표지외에 각 장마다 그려넣고는 권당 1만원에서 8만원대까지 받는 데도 해마다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

김동민/김진수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