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자들이 재테크나 과시용으로 푸얼(普ミ耳)차,골동품 등은 물론 티베트 명견인 짱아오(藏獒)까지 무차별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부호들의 투기자금이 몰리면서 짱아오 한 마리 가격이 한화 수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정부의 버블(거품) 붕괴 경고를 무시하고 치솟는 증시의 투자 열풍 못지않다.

투기적 거래가 가장 많은 상품은 푸얼차.독특한 향기가 나고 몸에 좋아 '차의 왕(茶王)'으로 알려진 푸얼차의 주요 수요처인 광둥성 일대에는 약 20만명의 푸얼차 투기꾼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상급품인 7자병(子餠,둥근 떡 모양으로 뭉쳐진 찻잎) 세트 푸얼차가 약 2200만원에 팔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같은 무게의 금보다 60배 비싼 수준이다.

특히 수십 년 된 푸얼차에 대한 부호들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일부 최고가 상품은 부르는 게 값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반인들이 사먹는 푸얼차의 가격도 덩달아 상승,작년 초보다 40% 정도 가격이 올라 거래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자산가들의 보양식 열기로 야생 인삼,녹용과 함께 중의약 삼보(三寶)로 일컬어지는 동충하초 수요도 크게 늘었다.

동충하초 주요 산지 중 한 곳인 칭하이(靑海)에선 최근 500g짜리 중급 동충하초 평균가가 3만5000위안(42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40% 상승했다.

희귀 난초도 중국 부자들의 투기 대상이다.

작년 말 우한에서 열린 '중국 난 박람회'에선 이틀간 거래액이 1000만위안에 달했고,희귀 난 한 종이 130만위안(16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중국의 웬만한 호화 주택 한 채 값보다 비싸 인터넷에서 여론이 비등하기도 했다.

최근 국제 경매에서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중국 미술품도 재테크 대상이다.

작년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미술품 경매에서 중국 화가 류샤오둥(劉小東)의 작품 '싼샤 신이민'은 1979년 개혁개방 이후 작가의 작품으로는 최고가인 2200만위안에 한 기업가에게 팔렸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티베트의 명견인 짱아오.혈통이 좋은 짱아오 한 마리에 수백만 위안을 호가하고 있으나 공급이 수요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짱아오는 사자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어 '사자개'라고도 불리는 중국 티베트 지방의 상징적인 동물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