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의 한국인 `맏형' 박찬호(34.뉴욕 메츠)와 `미완의 대기' 추신수(25.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4일(한국시간) 나란히 우울한 소식에 가슴을 쳤다.

박찬호는 이날 소속팀으로부터 `지명 양도'(designated for assignment)를 통보 받아 메츠와 결별 수순에 들어갔고 추신수는 마이너리거로 강등됐다.

박찬호는 소속팀의 지명 양도 조치로 야구 인생에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메츠는 10일 간 박찬호에 대한 트레이드를 추진한 뒤 영입 구단이 없으면 웨이버 공시를 거쳐 박찬호를 자유계약선수(FA)로 풀어주는 절차를 밟는다.

그러나 박찬호가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이면 트리플A 뉴올리언스 제퍼스에 머물 수 있다.

하지만 박찬호가 마이너리그행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FA가 될 공산이 크다.

박찬호가 새 둥지를 찾지 못하면 계약한 기본 연봉 60만달러를 받고 새로운 팀과 계약하면 메츠와 완전 결별한다.

박찬호는 지난 2월 메츠와 연봉 60만 달러, 옵션 포함 총액 300만 달러에 1년간 계약했다.

그러나 올 시즌 개막전 로스터에서 제외돼 시즌을 트리플A 뉴올리언스 유니폼을 입고 시작했고 마이너리그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7.29를 기록했다.

올랜드 에르난데스 부상 공백을 메우려고 메이저리그에 등록했던 박찬호는 1일 플로리다 말린스와 복귀전에서 4이닝을 7실점, 윌리 랜돌프 감독과 릭 피터슨 코치에게 강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해 사흘 만에 사실상 방출 통보를 받았다.

박찬호가 임시로 맡았던 선발 자리에는 호르헤 소사나 애런 실리가 대신 채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찬호의 지명 양도를 둘러싸고 메츠 구단 홈페이지와 일부 언론이 마이너리그행으로 보도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추신수도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다시 짐을 쌌다.

클리블랜드가 이날 15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올랐던 좌완 클리프 리와 트리플A 버팔로 바이슨스에 있던 좌완 라파엘 페레스를 메이저리그로 불러들이는 대신 외야수 추신수와 벤 프란시스코를 트리플A 버팔로로 내려보낸 것.
추신수는 지난 달 24일 메이저리그에 올라와 6경기에 출장, 두 차례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율 0.294(17타수 5안타), 5타점을 올렸으나 투수 리의 복귀로 로스터 여유가 줄고 주전 경쟁에서 밀려 다음을 기약하는 처지가 됐다.

한편 박찬호와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로스터 제외로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서재응(30)과 류제국(24.이상 탬파베이 데블레이스), 김병현(28.콜로라도 로키스), 백차승(27.시애틀 매리너스) 등 4명만 남았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노재현 기자 chil8811@yna.co.kr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