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 경영공백 우려도..한화 "일상경영 문제없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보복폭행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밤샘조사를 받은 뒤 귀가한 30일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향후 경찰 조사결과와 사법처리 수위에 시선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중구 장교동 본사 사옥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임직원들의 출근 행렬이 이어졌으나 사옥을 감싸는 냉기류 때문인지 대체로 어두운 표정에 무거운 발걸음이었다.

일부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앞으로 어떻게 되는거냐"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기도 했다.

홍보팀 등 일부 직원들은 김 회장이 밤샘조사를 받고 귀가한 새벽녘 함께 퇴근한 탓에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으며, 경찰의 영장 신청 등에 이은 향후 사법처리 절차에 각별히 관심을 표시했다.

특히 한화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김 회장의 경영공백이 발생할 경우 비상대응 체제를 어떻게 꾸려나가야하는 것이냐는 등 으레 생각해볼 수있는 문제들에 대한 걱정과 예상들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한화 관계자는 그러나 "너무 앞서 나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하고 조사결과를 차분히 지켜보자는 입장을 견지했다.

다른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경영공백과 비상경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하고 "설혹 경영공백 등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모든 계열사들이 독립경영을 하는 체제인 만큼 일상적인 경영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화 주변에서는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핵심현안들은 경영공백 발생시 보류되거나 지연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필요하다면 김 회장이 어디에 있든 그의 재가를 받는 체제가 가동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한화는 이 사건이 터져나온 이후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됨에 따라 광고 집행을 전면 취소하거나 보류하고 대내외 행사를 취소하는 등 노출을 최대한 피하고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자숙 모드'와는 별개로 일부 네티즌 등이 한화제품 불매운동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도대체 이번 사건과 불매운동이 어떻게 연결되는 것이냐"면서 강한 불만를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화는 이 같은 소비자들의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적극 경계하면서 소비자들을 직접 상대하는 유통ㆍ레저ㆍ화학 계열사들의 제품 판매망을 점검하고 여론 환기에 나서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