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순위 청약률 절반에도 못미쳐...미분양 우려
공급물량 '홍수', 주택시장 침체 등 원인


최근 신규 분양이 잇따르고 있는 충남 천안지역 아파트 청약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청약 1순위는 물론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3순위에서도 대거 미달되는 등 청약 예정자들의 반응이 싸늘하다.

이는 올해 이 지역 분양물량이 1만6천가구가 넘는데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 주택시장 침체, 대출 규제 등의 여파로 청약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탓이다.

전문가들은 이 여파로 '천안발(發)' 미분양 사태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은 아닌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천안시에 분양한 아파트 청약률이 3순위에서 대거 미달됐다.

지난 18-19일 청약을 받은 안서동 금호어울림(449가구), 지난 16일 청약한 신방동 대우푸르지오 아파트의 경우 3순위까지 청약자가 모집 가구수의 절반도 안됐다.

지난 16-17일 청약한 용곡동 우림필유(455가구)도 무순위 접수를 포함하면 1대 1을 겨우 넘겼으나 정식 3순위까지 청약은 절반에 못미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경쟁률이 공개되는 은행, 인터넷 청약대신 모든 청약을 아예 모델하우스에서만 받아 청약률 공개를 꺼리는 실정이다.

앞서 은행을 통해 청약을 받은 아파트도 성적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말 분양한 불당동 한화꿈에그린(296가구)은 인기지역임에도 불구하고 3순위까지 모집가구의 55%선인 162명만 신청했고, 이달 10-12일 청약한 백석동 현대아이파크 역시 1천40가구 모집에 60%선인 635명만 신청해 405가구가 미달됐다.

두 아파트는 계약률도 현재 40-60%선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청약률이 저조한 것은 최근 집값 안정세와 대출 규제,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으로 청약 대기자들의 매수심리도 덩달아 위축된 때문이라고 본다.

특히 올해까지 대기중인 공급물량이 천안시에만 24개 현장, 총 1만6천여가구에 달하고, 인근 아산신도시 분양도 예정돼 있어 수요자 역시 무리하게 서두를 이유가 없는 것이다.

A건설 관계자는 "3순위라도 청약을 했다가 당첨되면 투기과열지구내 5년 재당첨 금지조항에 걸리기 때문에 순위내 청약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며 "공급물량이 많아 미분양이 예상되는 만큼 천천히 비교한 뒤 사도 된다는 심리가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은 청약률과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뾰족한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B건설 관계자는 "천안의 경우 시와 건설사간의 분양가 분쟁으로 지난 1년 가까이 분양이 지연된 곳이 대부분이어서 분양가를 획기적으로 낮추거나 중도금 대출 조건 등을 변경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미분양이 악화되면 결국 분양 시기를 늦추거나 계약조건을 바꾸는 곳도 생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C건설 관계자는 "청약률이 저조해도 새 아파트에 대한 구매 의사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닌 만큼 위치나 아파트 품질, 가격 등에 따라 분양률도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