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2∼3세 중 드물게 금융가에서 성공

한국금융지주[071050] 주가가 한국투자신탁증권 인수 이후 2년도 안돼 3배 이상 규모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재벌 2∼3세 가운데 드물게 금융업계에 발을 들여 놓은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의 장남인 김남구(45)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의 지분 가치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현재 한국금융지주 주가는 5만4천원으로 한국투자신탁증권과 동원증권 합병 직전인 지난 2005년 5월31일의 1만7천200원에 비해 3.13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한국금융지주 주가가 오르면서 김 부회장의 보유지분 가치도 급증, 재벌 2∼3세 가운데 눈에 띄는 자산가로 급부상하고 있다.

김 부회장이 보유한 한국금융지주 주식 수는 1천107만1천636주(20.94%)으로 지난 13일 종가를 적용하면 지분평가액은 무려 5천978억원에 달한다.

이는 내로라 하는 재벌 2∼3세 '황태자' 가운데서도 돋보이는 규모다.

현재 김 부회장보다 보유지분 가치가 높은 재벌가 황태자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유일하다.

신세계 137만9천700주(7.32%. 평가액 7천795억원), 광주신세계백화점 83만3천330주(52.08%.평가액 1천242억원), 신세계건설 3만1천896주(0.8%.평가액 12억원)를 포함, 정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9천49억원으로 김 부회장보다 3천억원 이상 많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5천51억원),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기아차 사장(4천554억원),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의 외아들 김남호(3천445억원), 현대백화점의 정지선 부회장(3천146억원) 등 내로라 하는 재벌가 2∼3세들은 김 부회장에 비해 지분 가치가 적다.

특히 김 부회장은 재벌가 출신으로는 드물게 금융업계에서 성공 신화를 일궈낸 인물이다.

지난 2001년 동원증권 명동지점 대리로 증권업계에 첫 발을 들여놓은 김 부회장은 기획실 과장과 뉴욕사무소 차장, 전략기획실장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쌓은 뒤 지난 2003년 동원금융지주 대표에 취임, 본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또 이듬해 동원증권 대표를 겸임하게 되면서 한국투자신탁증권을 인수 작업을 진두지휘했고 동원증권과 한투증권의 성공적인 합병을 통해 현재의 대형증권사인 한국증권을 만들어냈다.

더욱이 합병 후에는 매년 해외와 국내에서 열리는 기업설명회(IR)를 직접 챙기는 등 발로 뛰면서 회사 가치를 높이는 데 힘써왔다.

그 결과 동원.한투 합병 당시에 비해 주가는 3배 이상 급등했고, 외국인들의 투자도 잇따르면서 외국인 지분율도 32.45%에서 49.10%로 크게 늘었다.

또 최근에는 자산운용과 자기자본투자(PI) 등을 통해 합병 시너지를 창충하는 것은 물론, 다양화된 매출 구조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뤄낼 가능성이 높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표> 주요 재벌가 2∼3세 보유지분 및 평가액
(단위:주,원,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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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고 │보유 종목명 │ 주식수(지분율) │ 주가 │ 평가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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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 신세계 │ 1,379,700(7.32%) │ 565,000 │ 7,795 │
│ │ 신세계건설 │ 31,896(0.8%) │ 36,600 │ 12 │
│ │ 광주신세계 │ 833,330(52.08%) │ 149,000 │ 1,242 │
├────┼──────┼───────────┼──────┼──────┤
│ 이재용 │ 삼성전자 │ 840,403(0.49%) │ 601,000 │ 5,051 │
├────┼──────┼───────────┼──────┼──────┤
│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11,071,636(20.94%) │ 54,000 │ 5,978 │
├────┼──────┼───────────┼──────┼──────┤
│ 정의선 │ 현대차 │ 6,445 │ 65,300 │ 4 │
│ │ 현대차1우 │ 298 │ 34,600 │ - │
│ │ 기아차 │ 6,904,500(1.99%) │ 13,000 │ 898 │
│ │ 글로비스 │ 11,954,460(31.88%) │ 30,550 │ 3,6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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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호 │동부한농화학│ 135,860(1.37%) │ 22,350 │ 30 │
│ │ 동부화재 │ 9,951,520(14.06%) │ 27,300 │ 2,717 │
│ │ 동부건설 │ 873,853(4.01%) │ 16,550 │ 145 │
│ │ 동부정밀화 │ 845,530(21.14) │ 13,950 │ 118 │
│ │ 동부제강 │ 2,188,863(8%) │ 12,650 │ 277 │
│ │ 동부증권 │ 1,055,903(6.70%) │ 15,000 │ 1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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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 현대백H&S │ 69,168(1.22%) │ 63,000 │ 44 │
│ │ 현대백화점 │ 3,877,402(17.1%) │ 80,000 │ 3,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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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금융감독원 공시
* 평가액 1억원 미만은 미포함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곽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