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콜스 박권 대표, 751억 최고 `대박'

지난 1.4분기 일부 종목들이 단기 급등세를 보이면서 상장사 대주주의 `대박' 사례가 속출했다.

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에서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상위 30개사의 최대주주 주식보유 현황을 집계한 결과, 이날 종가 기준으로 100억원대의 평가차익을 낸 대주주가 총 10명에 달했다.

특히 코스닥 상장사인 아이콜스의 최대주주 박권 대표이사는 보유주식 평가차익이 748억원에 육박했다.


◇ "박권.구본호, 차익규모 단연 으뜸"

100억원대 차익을 실현한 11명의 개인 혹은 법인 가운데 박권씨와 액티패스 최대주주로 지난해말부터 화제를 몰고온 구본호씨가 단연 돋보였다.

박권 대표는 지난 1.4분기 아이콜스가 327.5% 급등한 덕택에 지난해말 주식 평가액 155억1천만원에서 9일 종가 기준 평가액이 930억3천만원으로 증가, 1월 장내외 주식 추가매입 비용 24억여원을 제외하면 평가차익이 무려 751억원에 달했다.

구본호씨 역시 기존 보유주식과 전환사채(CB) 전환에 따른 신주 차액을 합칠 경우 같은 기간 총 보유주식의 평가차익이 479억9천만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4.4분기 인수한 미디어솔루션(현 레드캡투어)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매각이익 및 주식평가차익 500여억원을 반영할 경우 합산 평가차익은 1천억원에 이른다.

삼호개발의 이종호씨는 일부 지분 매각에 따른 차익실현을 포함한 평가차익이 198억3천만원으로 나타났으며, 액티패스의 박헌중 현 대표이사 역시 일부 지분 매각이익을 포함해 총 평가차익이 174억1천만원에 이르렀다.

루보의 최대주주인 김정희 유니썬테크 회장의 평가차익은 142억7천만원에 달한다.

법인 최대주주의 경우 HK저축은행 최대주주 에슐론의 평가차익이 136억9천만원이었으며 화이델SNT 최대주주 디지털파워의 평가차익도 134억4천만원에 달했다.

그외 케이디씨의 케이디씨타임스(117억2천만원), 에스켐의 김노순씨(117억원), 오엘케이의 조동명(108억4천만원)씨 등도 100억대 평가차익을 냈다.


◇ "급등 테마는 M&A..일부 차익실현 '눈총'"

1.4분기 단기 급등한 상위 30개사 가운데 21개사는 최대주주가 변경되거나 타법인 인수를 시도하는 등 인수합병(M&A) 이슈와 밀접히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IT솔루션 업체 아이콜스는 지난해말 신지소프트 인수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최근 큐론 및 케이블TV 업체 인수에 나서며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사업 진출을 본격화한 데 따른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다.

또 구본호씨가 인수한 액티패스의 경우 지난해 미디어솔루션을 인수한 데 이어 범한여행사와의 합병 등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는 구씨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상승세로 풀이된다.

동신에스엔티는 영광스텐의 잇따른 지분 매입에 따른 경영권 유지 우려가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됐고, 아이메카와 오엘케이 등은 최근 테마로 부각된 에너지관련 사업 기대를 바탕으로 주가 수준을 올렸다.

일부 대주주들은 이 같은 단기간 주가급등 과정에서 보유 지분을 매각, 이익을 실현했다.

액티패스 박헌중 대표의 경우 지난 2월7일 보유주식 100만여주 가운데 78만1천여주를 장외에서 주당 7천680원에 넘겼다.

매각대금은 60억원. 지난해말 주가 수준과 비교하면 차익실현 규모는 총 32억원이다.

지난 1월4일 미디어솔루션을 상대로 한 장외매매를 통해 93억6천만원의 수익을 거둔 것까지 포함하면 차익실현 규모만 125억6천만원에 이르렀다.

삼호개발의 최대주주 이종호씨 역시 지난해말 1천530원이던 주가가 석달만에 7천원대로 솟구치자 2월말부터 3월중순에 이르기까지 총 130만8천여주를 장내 매도, 총 73억원의 1.4분기 급등에 따른 차익을 실현했다.

대주주가 보유한 주식가격의 급등으로 인해 누리는 평가차익은 상장사의 지속적 사업활동 및 성과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이익이다.

그러나 단기 급등 과정에서 이뤄지는 일부 대주주의 차익실현에 대해선 비판론이 적지 않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일반적인 관점에서 주가상승은 기업의 성장성 및 현 가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그만큼 높아진데 따른 것"이라며 "그 같은 상승과정에서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대주주가 단기 시세차익에 연연해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유택형.윤선희.김중배 기자 jbkim@yna.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