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입양아 출신인 미국 스키스타 토비 도슨(29.한국명 김수철)이 한국에 사는 친부 김재수(53)씨와 28일 상봉한다.

27일 약혼녀 리아 헬미와 함께 방한한 도슨은 이날 관광공사에서 열린 한국관광홍보대사 위촉식에서 김재수씨가 친부임을 확인했다면서 28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나겠다고 밝혔다.

깔끔한 정장 차림의 도슨은 "관광공사에서 홍보대사로 위촉하겠다는 요청이 왔을 때 내가 친부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면서 "관광공사에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친부를 찾게 됐으며 내일 친부와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 출전 전에는 미국대표팀에 들어가는게 전부였지만 토리노 올림픽에 가서 한국 방송 관계자들이 친부와 입양 문제를 자주 언급해 친부 찾기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올림픽이 끝난 뒤 생부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이메일을 보내왔는데 이게 조금 힘들었다.

심정적으로 내가 준비가 됐을 때까지 기다려서 관광공사에 요청했고 결국 순탄하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도슨은 28일 친부와 만나는 것에 대해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해봤는데 대부분 질문이다.

그 때 어떤 일이 있었고 왜 잃어버렸으며 그렇게 오랫동안 찾지 않았는지에 대해 묻고 싶다"면서 "친부를 당장 만나고 싶지만 일단 한국에 온 가장 큰 이유가 홍보대사 위촉이기 때문에 오늘 정해진 스케줄을 소화하고 내일 만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전자 검사와 관련해 "피검사를 위해 피를 보냈다가 수송 과정에 문제가 있어 다시 머리카락 검사를 위해 매일 머리카락을 뽑았다"면서 "올림픽 당시 많은 분들이 친부라고 주장해 친부 찾기가 힘들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결과가 빨리 나와 안심이 된다"고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도슨은 미국에서 입양 생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잠시 멈칫거리더니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입양 후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부모와 생김새가 달라 항상 튀는 존재였다"면서 "체조 클래스에서 얘들이 놀려 어머니한테 그만두겠다고 말한 적도 있었지만 콜로라도에서 진행되는 코리아헤리티지 입양아 캠프에 참여하면서 한국 문화와 입양아를 알게됐고 인생의 어느 시점에 친부모를 만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전했다.

특히 도슨은 남들보다 쉽게 친부를 찾았다는 평에 대해 "쉽게 부모를 찾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올림픽 동메달을 따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기 때문에 쉬웠다고만 볼 수는 없다"면서 "앞으로 토비 도슨 파운데이션이 한국에서 입양된 아동을 보다 많이 도울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많이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6주후 결혼할 여자친구와 한국을 찾은 도슨은 이번 방한에서 관광공사 홍보대사 및 평창 동계올림픽유치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등 일정을 소화한 뒤 내달 4일 미국으로 떠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