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모델명의 비밀을 찾아라"

국내 휴대전화 업계가 출시하고 있는 제품명의 영문 알파벳과 숫자 등에는 사업자마다 별도로 부여한 다양한 의미가 함축돼 있다.

삼성전자 휴대전화의 제품을 보면 DMB(이동멀티미디어)폰에는 'B', 비디오 기능폰은 'V', 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폰은 'W', 게임폰은 'G' 등 주로 기능별로 제품명에 알파벳을 붙이고 있다.

사업자별로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되는 단말기에는 'SCH'가, KTF와 LG텔레콤에는 'SPH'가 따라 붙는다.

또 SKT 단말기에는 세자릿수가, KTF와 LGT에는 네자리숫자가 붙는다.

LGT 단말기에는 9050이나 5050처럼 숫자가 반복되는 등 KTF와 달리 'X000'으로 끝나지 않는다.

LG전자도 나름대로의 패턴이 있다.

싸이언 (LP3500, LD340 등) 제품명에 붙는 첫번째 알파벳 'S', 'K', 'L'은 단말기가 공급되는 이동통신사(SKT, KTF,LGT)를 지칭한다.

뒤의 'P', 'V', 'D'는 각각 PCS, VOD(주문형비디오), DCN(디지털 셀룰러 네트워크)을 의미한다.

가령, 최근 출시한 '김태희폰'의 모델명은 'LG-LP3500'으로, LGT에 공급되는 PCS 휴대전화를 의미한다.

위성DMB폰이나 지상파DMB폰의 경우 'P, V, D' 대신에 각각 'B'나 'T'가 추가될 예정이다.

숫자는 컬러, 고유번호 등을 함축하고 있다.

팬택계열의 휴대전화에 붙는 'IM'은 'I am~'과 '인텔리전트 모바일'이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뒤에 붙는 'R'는 '레벌루션(Revolution)'의 약자로 혁신적인 기능을 채택한 제품에, 'S'는 '스타일리쉬(Stylish)'의 약자로 디자인이 뛰어난 제품에, 'U'는 '유비쿼터스(Ubiquitous)'의 준말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3GSM 세계회의 2007'에서 선보여 주목 받았던 미래형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울트라 스마트 F700'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삼성전자는 F700을 멀티미디어와 모바일 인터넷의 중심기기로 진화하는 미래형 휴대전화 컨셉에 맞춰 기획했으며, 이에 맞춰 제품명도 'F'를 도입해 다른 제품명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F700에서 'F'는 차세대 전투기 F15의 'Fighter'의 뜻도 아니고, 스피드와 정보를 연상케 하는 007을 살짝 뒤바꾸어 놓은 숫자도 아니다.

'F'의 의미는 'Future', 'Fun', 'Fusion'의 이니셜 F를 적용한 것으로, 미래형(Future), 엔터테인먼트(Fun), 컨버전스(Fusion)를 혼합한 개념이다.

여기에 미래 지형적, 고객 지향적인 제품명을 통해 향후 삼성전자 휴대전화가 고객 지향 마케팅 활동을 더욱 강화한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지난 1월 출시된 LG전자가 명품 브랜드 업체인 프라다와 합작해 만든 프라다폰도 예외는 아니다.

이 제품은 공개 당시에는 모델명(LG-KE850)이 붙었지만 향후에는 모델명이 사라질 전망이다.

LG전자는 5월께 국내에 선보일 이 제품이 가지는 명품 브랜드 이미지를 한껏 살리기 위해 '프라다폰 바이 엘지(PRADAPHONE BY LG)'외에는 영문 이니셜과 숫자의 조합으로 이뤄진 별도의 모델명을 붙이지 않을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에는 제품명이 기능 위주에서 컨셉 위주로 바뀌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