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차기 수장으로 이구택 회장의 연임을 선택한 것은 격변기속에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2000년 10월 포스코에 대한 정부지분이 매각된 뒤 최고경영자 후보위원회에서 회장 후보가 추천되고 이사회, 주총을 통해 독자적으로 이 회장의 연임을 결정함으로써 포스코의 민영화가 본궤도에 진입했다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세계철강업계의 M&A 바람 속에 노출된 포스코의 지배구조를 안정시키고 인도, 중국, 멕시코 등에서 추진중인 해외 사업의 성공적 추진 등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이회장의 연임에 대해 직원들은 "3년간 경영성과가 좋았고, 투명경영, 글로벌 사업추진, 내부 혁신 등이 모두 성과가 있었다.

지금까지 벌여놓은 일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서 격변기에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토대가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글로벌 경영 가속 = 이구택 회장은 이번 연임성공을 계기로 지금까지 추진해온 '글로벌 빅 3, 톱 3 진입목표'를 가시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 3천500만t, 해외 1천500만t 등 조강생산 5천만t을 달성하고 고부가가치 전략 강종을 전체 판매량의 57%에서 87%로 끌어올려 규모의 경제와 수익성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게 핵심 전략이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토지매입 문제로 당초 올해 4월 착공 예정이었다가 하반기로 연기된 인도일관제철소 건설사업을 정상화, 2009년 1기 설비(400만t)가 정상가동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베트남 열연 및 냉연공장과 멕시코 자동차 강판용 도금(CGL) 공장을 비롯해 일본, 멕시코, 미국 등 전 세계 40곳의 프로세싱센터 건립계획도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또 4월 세계에서 상업화 설비로 첫 가동예정인 파이넥스(150만t) 설비의 안정적 가동, 쇳물에서 곧바로 강판을 제조할 수 있는 스트립캐스팅 기술의 상업화 개발 등 국내서도 글로벌 기술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 M&A 및 신수종 사업 발굴 박차 = 이구택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격변기를 맞고 있는 세계 철강업계의 변화의 흐름에서 중심에 서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이 회장이 사내외에서 강조해온 M&A를 통한 덩치키우기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 작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포스코는 이미 사업확장 적립금으로 2조4천억원을 확보했다.

현금 등 당좌자산만도 5조원이 넘는다.

또 주총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자원개발사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기술도입, 합작계약, 전략적 제휴 등을 위해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 사채의 발행범위도 종전의 두배인 2조원으로 각각 늘렸다.

또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 철강업체들 중 인수합병을 제안할만한 기업의 명단을 작성,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분류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연초 "세계철강업계의 M&A 흐름을 두고보지만은 않겠다"며 "기본적으로 포스코는 철강을 주된 업종으로 하지만 상호 시너지 효과가 있다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이와 함께 세아제강의 사례처럼 국내외 철강 수요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파트너십 강화를 바탕으로 공동 시장개척에도 적극 나서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 과제 = 그러나 이 같은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포스코는 끊임없이 항간에 나도는 M&A 노출 위험을 우선 제거해야 한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올라 시가총액이 32조원(약 350억달러)에 이르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전 세계 대형 철강사들의 방어적 M&A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이날 주총에서 소액주주 등이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대책마련을 촉구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회장은 이에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신일본제철(450억달러), JFE스틸(360억달러) 등에 비해 아직 저평가된 상태"라며 "적대적 M&A를 방어하기 위해 시장가치를 더욱 높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이은영 애널리스트는 "포스코는 현재 30% 이상의 우호지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외국인 지분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또 과잉 공급의 위험속에 진행중인 해외사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생산능력을 제고하고 싼 원자재 확보를 통한 원가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가야 한다.

이 애널리스트는 "포스코가 전 세계 철강사업에서 리더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산능력과 원가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최근 생산능력은 아르셀로-미탈에 , 원가경쟁력은 자원확보가 쉬운 브라질업체에 뒤지고 있다"며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na.co.kr